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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83)  공지 (1)  단편 (48)  장편 (3)  축설 (10)  행사 (21) 
ijen
Love & War


















화창한 월요일이다.
하지만 기분은 그닥 화창하지 못하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조금 짜증스럽다.
최근, 수면부족이기 때문이다.


슬리퍼를 오른쪽 발에만 걸치고 질질 끄는 걸음으로 거실로 나왔다.
비몽사몽간에 늘어지게 하품을 하다가 움찔했다.
후다닥 욕실로 달려가 거울 앞에 섰다.

"이런 젠장……."  

내 이럴 줄 알았어!
하며 속으로 분노했다.

입술에 커다란 물집이 잡혀있다.
요 며칠 불안하다, 불안하다 했더니 결국 이것이 입술에 자리를 잡아버린 것이다.

"썩을놈."

나직하게 중얼거리고 수납장에서 면도기를 꺼냈다.
턱을 조금 앞으로 내밀고 입술을 편편하게 만들다가‘찌잉---’하는
고통에 '으헉!' 하며 무릎이 꺾이고 말았다.

어라라…?
이거 뭐야, 왜 이렇게 아파…?















                                                         Love & War

                                                      < only for 아무 >



















"어머, 김대리님 입에 뭐 났네요?"
"아, 네… 물집이 잡혔더라구요."
"요즘 너무 피곤하신 거 아녜요?"
"잠을 좀 못자서…."

어색한 웃음을 웃고는 자리로 돌아왔다.
자판기에서 막 뽑아 낸 커피는 - 액정에 뜬 98℃ 라는 온도에는
조금 의심이 가지만, 어쨌든 - 충분히 뜨거웠고
덕분에, 무심코 입 안으로 흘려 넣다가 화들짝 놀래버렸다.

"아, 뜨, 뜨, 뜨…!"
"바보예요?"

옆자리의 남자가 한심스럽다는 듯 올려보며 얄미운 소릴 한다.

"커피도 제대로 못 마셔요?"
"댁한테 먹여 달란 소리 안 할테니 신경 끄쇼."

탁ㅡ
소리나게 종이컵을 내려놓자 남자가 쿠훗, 하며 웃는다.
기분 나쁜 웃음소리다.

"그나저나… 입술이 왜 그래요, 정말?


"너 때문이잖아, 이 망할 자식아!!!!"
- 하고 소리 칠 수 있는 배짱이 자신에겐 없음에 진영은 안도했다.
이곳은, 직장이다.
그리고 자신은 사회적 체면이란게 뭔지 매우 잘 알고 있는 성인이다.
일터에서 '나 남자 애인이 있어요! 와하하하하!' 하고 광고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김 대리님? 어이 어이, 김진영씨- 대답 좀 해 봐요. 무시하지 말고."
"…잠을 못 자서 그래요."
"밤에 너무 무리했나봐요?"


"너 그 말이 하고 싶어서 그렇게 캐물은거냐, 이 원숭이 새끼야!!!"
- 하고 소리 칠 수 없는 자신의 이성에게 박수를.
  고귀한 자존심에 건배를.


하지만 히죽 히죽 웃는 면상에 커피를 부어버릴까 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신을 타이르며 진영은 슬쩍, 웃었다.


"뭐어… 그런거 같아요. 요새 밤마다 좀 힘들어서."
"에…?"

남자가 눈을 둥그렇게 뜬다.

"테크닉은 꽝인 주제에 힘만 무식하게 세거든.
못하면, 하자고 덤비지나 말것을 자기 혼자 좋다고 죽도록 달라붙으니까
사람이 살 수가 있어야죠."

어라라, 표정을 보아하니 꽤 쇼크 먹었나보네?
좋다, 결정타.

"진짜… 못하는 상대랑 하면 몸만 축나요. 속궁합이 중요하다는게
이래서 나온 말인가, 합니다. 요즘. 뭐, 속궁합 따지기 전에… 그 사람이
좀 재주가 없긴 하지만요."
"당신……."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입을 여는 남자에게 책상위에 있던 커피를 내밀었다.

"마실래요? 혀는 안 넣었어요."



























병원에 가면 소독약 냄새가 난다.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온 몸이 깨끗하게 살균 소독되어 나오는 기분인데,
그게 영 이상하다.
자신이 무진장 불결한 존재로 느껴져 오히려 더 찝찝하다고나 할까.

한의원에 오면 맡을 수 있는 이 구수한 약초냄새가 차라리 좋다.
왠지 시골 외할머니댁에 온 기분이라, 이 약초향내를 맡고 있자면
저도 모르게 졸음에 겨워 꾸벅거리게 된다.

"김진영씨, 원장실로 오세요."
"아, 네……."

며칠 푹 쉬면 낫겠지, 하고 미뤄두었던 존재는
예상외로… 복병이었다.
그것도, 제법 무서운.

먼저 말을 할 때 마다 입술이 찢어지는 기분이었다.
크게 웃을 수 도, 작게 미소 지을 수 도 없어 꽤 난감하다고 했더니
점심시간엔 입을 제대로 못 벌려 아예 밥을 못 먹을 정도였다.
이거 심각한데, 하고 끙끙거리자 동료가 얼른 병원에 가라고 충고한다.

"그거 생각보다 오래 가요. 더구나 우리같은 사람들은 늘 받는
스트레스가 있어서 낫겠지, 하고 두면 한달 넘게 간다니까?"

그리고 용하다고 알려준 한의원에 전화를 걸어 예약 접수를 했다.
아침에 한 방 먹은 애인은 그 뒤로 한마디도 걸어오지 않아 슬그머니 신경이 쓰였지만…
뭐, 자업자득이다.
너도 가끔씩은 고민 정도는 해 보란 말이야.














"바이러스예요."
"…네?"
"헤르페스라고 하는 바이러스가 있거든요. 감염되셨네요. 감기 걸리신건 아니죠?"
"아니요."
"그럼 스트레스나 피로 때문 인가보네. 직장인이 특히 자주 걸려요.
약이랑 연고 드릴테니까 잘 챙기시구요, 주사 한 대 맞으세요.
아, 일주일정도 푹 쉬셔야해요. 잠이 부족하면 더 심해지거든요.  
저녁분 약에 수면제 반개 넣어드릴게요."

다다다- 빠른 속도로 말을 이어가는 여의사에게
네,네 하며 고개만 주억거리다 보니 어느새 주사실이었다.

간호원이 퐁, 하며 주사약을 준비한다.

'제길, 어떡하지.'

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진영에게 '바지 벗으셔야죠' 하고 덤덤한 목소리가 말한다.
주저주저하며 바지를 벗고 속옷을 끌어내리자,
"좀 따끔할거예요." 라는 말을 끝내기도 전에 '철썩!' 하며 엉덩이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엉덩이에 너무 힘을 주고 있어서 바늘이 안 빠지면 어떡하나 걱정한 자신이
바보스러울 정도로 주사바늘은 잘만 들어왔다 나갔다.

하지만,
주섬 주섬 바지를 챙겨입고 허리띠를 채우는 동안 슬쩍 다가온 간호사가
친절하게도 말했다.

"비뇨기과는 건물 3층에 있어요. 치질… 오래 두시면 더 고생이예요. 빨리 치료하세요."


















재수없는 날이다.
입술은 부어터졌고, 연인은 쓸데없는 말다툼으로 완전히 토라졌다.
오랜만에 주사를 맞은 엉덩이는 아직도 욱씬거리고,
간호사에게는 치질 환자로 오해받아 버렸다.

"누가 치질이냐고, 누가…."

혼자서 마신 소주는 너무 독해서 빨리도 취해버렸다.
비틀거리며 계단을 올라오는 진영의 입에서 중얼 중얼 헛소리에 가까운
중얼거림이 쉴 새 없이 흘러나온다.

"제길… 치질…… 그놈의 간호사 쓸데없는데 다 참견하고 난리야…
내가 치질인데 보태준거 있냐!!!
…… 그리고… 치질 아니다, 뭐……."
"치질 걸렸어요?"

술이 확 깨는 목소리였다.
가물거리던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자, 조금 머쓱한 얼굴을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진짜… 치질이예요?"
"죽고 싶어?"

만나자마자 또 열이 오르는 소리를 해 댄다.
고작 한살 어린 남잔데, 하는 짓은 왜 이렇게 어린지 모르겠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요?"
"마누라 흉내 내지 마. 넌 남의 집 앞에 왜 서성거리고 서 있는데? 도둑놈처럼."
"꼭 그렇게 말 해야 돼요? 이 때 까지 기다리고 있던 사람 입장도 좀 생각해 달라구요"
"전 기다리라고 말 한적 없습니다, 정대리님! 예? 당신이 멋대로 기다린거라고요,
정호윤씨!!"
"조용히해요, 옆집 사람들 뛰어나오겠네. 정말."

누가 누구더러 훈계야! 하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그럴 입장이 못된다는 사실을
진영은 취한 머리로 잘도 간파했다.
어깨를 밀고 열쇠구멍에 열쇠를 밀어넣었지만
구멍이 세 개가 되었다, 네 개가 되었다 하는 바람에 문을 못 열었다.

"비켜 봐요."
"너나 비켜!"
"쯧…."

순순히 물러서지 않는 진영의 가슴을 끌어안고 문 앞에서 끌어낸 다음,
주머니에서 꺼낸 스페어 키로 재빨리 문을 열었다.

"너 왜 남의 집 열쇠를 니가 갖고 있는거야?"
"무슨 소리야, 이 주정뱅이! 당신이 줬잖아요!"
"아… 그랬나?"
"확 그냥…… 빨리 들어가요."

떠밀리다 시피하여 집 안으로 들어왔다. 현관턱에 걸려 넘어질 뻔한걸
호윤이 붙잡아서 간신히 무사할 수 있었다.

"얼마나 마셨길래 이렇게 취한거예요? 술도 쎈 사람이."
"썅! 니가 내 입장 돼봐라! 안 취하고 베기나!!"
"……안 아파요?"
"뭐?"
"진영씨 지금 입술에서 피가 줄줄……."

헉, 하며 입술을 더듬자 아니나다를까 물집이 터져서
피고름이 줄줄 흐른다.
술에 취하면 감각이 둔해진다는 소릴 듣긴 했지만… 어째 아프지도 않냐, 정말.

"제기랄……."
"와봐요. 닦아줄게."
"됐어, 내가 한…,"
"사람 말 좀 들어요!"

버럭, 소리를 지르며 팔을 잡아당긴다.
휘청거리며 가슴에 머리를 박고 낮게 신음하는 사이
호윤이 턱을 들게 한 다음 휴지로 피고름을 닦아 낸다.

"아, 아! 야, 아파!"
"엄살피우지 마요."
"이 새끼가… 아! 아야! 좀 살살해!!"
"미안해요."

진영이 귀를 의심했다.

미안하다고?
너 지금 나한테 미안하다고 한거냐?

"어이, 정호…."
"갈게요. 문단속 잘 하고…아니다, 그냥 제가 밖에서 잠그고 갈게요.
주무세요. 그거 피곤하면 생기는 거라면서요. 참, 이거 연고예요."

안주머니에서 꺼낸 연고를 받아들었다.

"다음에 봐요."

그 한마디만을 남기고 나가버린 호윤이
밖에서 스페어 키로 문을 잠그는 소리를 들으며 진영은 한참동안
거실에 서 있었다.









































「 신혼 첫날밤에 치루는 four war가 있데요. 워(war)알죠? 전쟁.
    아, 농담이예요. 그렇게 노려보지 마세요. 일단, 첫번째가 샤워래요 」

음, 샤워야 뭐…

「 두번째가 누워 」

누워…

「 세번째가 세워 」

……

「 네번째는 끼워… 왜 그렇게 노려봐요? 이거 제가 만들어 낸 얘기
    아니예요. 정말 이런 얘기가 있다니까요? 」












그런 시덥잖은 대화를 나눈게 언제더라.
분명, 이런 스테디한 관계가 되기 전의 일이었다.

지금이야 서로 엉덩이에 나 있는 점의 갯수까지 꿰뚫고 있는 사이라지만
저땐 '어색한' 이라는 수식어가 제일 적당한 직장 동료였다.
나이는 호윤이 한살 어리지만, 입사한 해가 같은 입사 동기로 승진도 나란히,
부서도 나란히…… 친하자고 마음 먹으면 친할 수 있겠지만, 사실 꽤 까다로운
사이가 되기 쉬운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호윤은 제법 친한 사이를 유지해 왔고,
반년 전 부턴 소위 말하는 '그렇고 그런' 관계가 되었다.

그리고 점점 농도가 짙어지던 스킨쉽은 이윽고 A에서 B로 넘어가는 수준에
이르렀고, 얼마전 부터는 과감하게 C에 도전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그 C… 즉, 삽입이라는게
진영에게 하나도 좋을게 없더라… 는 게 현 사태의 발단이었다.

둘 다 어른이고, 호윤의 경우 여자와 사귄적도 있다. 그 여자와 어디까지 갔냐는
물음에 '할 건 다 해봤다' 고 말한건 아무래도 남자의 그 쓸모없는 자존심 때문이겠지.
처음으로 관계를 갖던 날 진영은 호윤에게 몇번이고 물어봤다.

"너 정말 여자랑 자 본적 있지? 하는 방법 제대로 알고 하자는거 맞지?"
"아, 정말… 맞다니까요? 사람 말 좀 믿어요, 제발."

제기랄, 맞기는 뭐가 맞아. 이 거짓말쟁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진영은 그날 죽다 살았다.

나름대로 연구하고 준비 한 덕분에 윤활제라는 매우 훌륭한 아이템의 기능을 빌어
삽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보통 이상으로 큰 호윤의 성기 때문인지,
남들보다 좁은(확인 한 바는 없지만) 진영의 입구 때문인지
채 5분도 안되어 그곳에 경직이 일어났다.

항문 주위의 근육이 꿈틀 꿈틀하며 잔뜩 조이는 바람에
죽겠다고 제발 힘 좀 빼라고 사정하는 호윤은 둘째치고,
흥건하게 흘러 넘치는 피와, 꿈틀 거리며 경직을 일으킨 그곳의 근육…
그런 과히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직접 목격한 진영은 잔뜩 겁에 질려 결국엔
실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이미 호윤이 석고대죄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굽신거리고 있었지만,
진영은 정말로, 두번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싫어! 내가 이것 저것 다 알아봤는데, 삽입까지 하는 경우가 드물었어! 분명히!"
"그치만 한번 해보면, 절대로 계속 한다니까요? 제발… 오늘 한번만 해봐요.
이렇게 빌게요, 네?"
"너는 좋아도, 나는 진짜 죽을 맛이라니까?"
"알아요. 처음부터 그곳으로 느끼는게 더 이상한거래요. 하지만 그쪽도 개발하면,
더 발달하는 부분이라니까… 이대로라면 억울하잖아요! 남들은 다 잘 하는데!!!"
"그렇게 억울하면 네가 대든가!"


이런식으로 지루한 공방이 이뤄지고 결국엔 진영이 손을 든다, 는 전개이다.
마치 정해진 절차와도 같이 옥신 각신 싸우고, 또 싸우고,
그래도 나중엔 그 등에 매달려서 울게 된다.

그리고 한달쯤 꾸준히 공을 들이자, 정말로 그곳에도 그 감각이 발달한건지
이따끔 정말로 기분이 좋을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힘든건 사실이었다.
더더군다나, 진영이 조금 '느끼는' 기색을 보이자 신이 날 대로 난 호윤은
그동안 빨리 끝내야만 했던 지난날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을 생각인지 죽어도 안
내보내고 그저 질질 끄는거다.
결국 '빨리해!' '잠시만요!' 하고 소리치는 몇분간의 순간을 모두 포함해
끔찍하게 긴 시간동안 호윤의 것을 품고 있어야했다.



지난 주말엔 꼭 해보고 싶은 자세가 있다며 눈을 빛내더니 침대위에 다리를 뻗고 앉아서는
진영이더러 위로 앉으라고 하는거다.
그… 소위 말하는 '좌위' 라는 것으로,
너 미쳤냐고 아무리 소릴 질러도, 이번에도 역시 그 '제발, 한번만' 에 넘어가
결국 앉은 자세로 열중 해 버리곤 만 진영이었다.
호윤은 그 자세가 꽤나 마음에 들었던 건지, 피곤하다고 제발 누워서 하자고
애원하는 진영에게 '잠시만요, 조금만 더' 하고 늘 하던 대사를 남발하며 시간을 연장시켜
평소보다 더 깊게 연결된 채, 익숙지 않은 자세로 오랫동안 시달리다 보니
결국엔 입술이 터져버리고 만 것이다.





그런데 뭐가 어쩌고 어째?
밤에 너무 무리했나봐요?
그것도 그렇게 히죽 히죽 웃으면서 그딴 소릴 해!!!


그 상황에서 그렇게 따끔하게 한 마디 안해주면 오히려 내가 더 이상한 놈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진영은 침대에 들어가 누웠다.

작은 스탠드 등 만을 켜두고, 형광등은 꺼버렸다.
수면제를 먹은 탓인지, 술을 마신 탓인지 금방 눈이 감겼다.

그런데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가슴위에 뭔가를 올려 놓은 것 마냥 답답하고 숨쉬기가 곤란한것이…
혹시 간만에 맞은 주사의 부작용인가 싶어 슬그머니 걱정이 될 정도였다.

결국, 모처럼만에 편하게 잠들 수 있는 기회를 이런식으로 또 어이없게 놓쳐버렸다.




















"정대리님은요?"
"오늘 부터 출장이잖아요. 울산에 가셨어요."

타이밍 한 번 굿이다.

"방금 과장님께 인사드리고 서류 챙겨간다고 왔었는데, 못 보셨어요?"
"아니요."

입을 최대한 작게 벌리려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발음이 뭉그러진다.
쯧, 하고 자리에 앉는데 뭔가가 푹신, 한 것이… 평소랑 다르다.

엉덩이를 떼고 보자, 아니나 다를까 방석이 한 장 놓여있다.
그리고 포스트 잇이 한 장 더.




『 미안해요 』


옆으로 조금 기운 글씨.
호윤이군.

방석에서 떼어 낸 포스트 잇은 컴퓨터 모니터 하단에 붙여뒀다.
오늘, 내일 사이의 스케쥴이 노란색 포스트 잇에 옮겨져 여기 저기 붙었있다.
그 사이에서 호윤의 『 미안해요 』 라는 글자가 여전히 옆으로 조금 기운 채,
진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랜만."
"오랜마… 너 입술이 왜 그래?"
"아, 조금 피곤해서."

래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앉아, 하고 작게 말했다.

"요즘 어때? 잘 돼가?"
"그쪽은?"
"내가 먼저 물었어."

씨익, 웃는 남자는 굉장히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다.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눈이 마주치면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진다.

"실은 그것 때문에 만나자고 한 건데…."
"무슨 문제 있어? 아, 뭐 마실래? 내가 한잔 살게."
"내가 불러냈잖아. 내가 살게. 전 맥주 주세요."

래연이 살짝 웃었다.
그것 뿐인데 가슴이 쿵쾅거려 어쩔 줄 몰라하자 먼저 화두를 던진다.

"일부러 나한테 연락 할 정도의 일이라면 역시 그거겠지? 뭐가 문제?"
"그러니까… 그……."
"그?"
"하아ㅡ"

바텐더가 내미는 맥주를 받아 들고 한 모금 마셨다.
탄산수의 짜릿함을 목구멍으로 느끼며 진영이 말했다.

"너, 뒤로 하냐?"
"응."

마치 준비하고 있었던 사람 마냥 즉답한다.
이렇게 깔끔하게 나오면 차라리 쉽다. 에라, 모르겠다.

"… 좋아?"
"싫으면 왜 해?"
"그거, 보통은 안 하지 않냐?"
"보통은 하는거 아니던가…."

얼레, 이건 또 무슨 말?

"페팅만 한다는 쪽이 더 많던데?"
"그래? 그거 아다 길 낸다고 그러는거 아냐? 익숙해지면 다들 하지 않나?"
"몇년 된 사인데도 그냥 페팅만 한다고 하던데……."
"그럼 뭐, 하는 사람도 있고 안 하는 사람도 있나보지. 섹스에 정석이 있나?"

여자같은 외모와는 다르게 말하는 것 하난 시원 시원하다.
아마 이 녀석 아니면 난 절대 이런 말 할 사람 없을거야, 하며 진영은
다시 큰 숨을 내뱉았다.

"그거, 평생 못 느끼는 사람도 있다면서?"
"음… 뭐, 그렇다고 하더라."
"그래서 타고 난다고 하는건가…."
"그런데 말이야,"

래연이 긴 손가락으로 긴 테이블을 툭툭 두드린다.
뭔가 어렵고 진지한 이야기를 할 때의 습관인다.

"나 아는 선배가 좀 일찍 그쪽으로 알았나 봐. 어릴때 호기심으로 이것 저것
다 해봤다던데, 정말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절대 다시는 안해야지 하고 생각했다더라."

내 얘기 같다.

"그런데 차츰 나이들고 진짜 좋아하는 사람 생겼을 때, 상대방이 너무 원해서
딱 한번 해 봤대. 그런데,"
"그런데?"
"진짜, 눈 앞에서 별이 반짝 반짝 하더래."
"에?"

쿡, 하고 래연이 웃었다.

"사실은 그 쪽으로 타고난 사람일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런건 아니고… 음, 그러니까……
그게 정신적인 충족감이라고 해야하나? 그런거 있잖아. 아, 이 사람… 지금 내 안에
들어와 있는 이 사람, 내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인데, 내가 너무 너무 좋아해서
한번 이야기만 해 봐도 좋겠다, 하던 사람인데… 그 사람이 지금 나랑 같이 섹스하고
있구나, 하는거. 무슨 말인지 알지?"

무슨 말이지?
진영이 머뭇거리자 래연이 가지런하게 정리된 눈썹을 한번 쓰다듬더니 말을 이엇다.

"그러니까… 아프고, 말고를 떠나서 '지금 나랑 그거 하고 있는 사람이 내가
무진장 좋아하던 그 사람이다. 어머나, 이를 어째. 좋아 죽겠어' 이 상태란
말이지. 아아… 학생 땐 똑똑하다던 애들이 꼭 이렇게 크면 바보가 돼요, 정말."
"야, 그런……."

뭐가? 하는 눈빛으로 대꾸한다.

"섹스는 힘 보단 기술이고, 기술보단 마음이야."
"……."
"아무리 테크닉이 좋다고 한들, 길 가던 변태한테 덥쳐져서 당하면 넌 그때
'아, 좋아' 란 소리가 나오겠냐?"
"설마…."
"그렇지? 반대로, 아무리 테크닉이 황이라도 내 남자가 하자고 조르면
'젠장맞을' 하면서도 하게 되잖아. 그리고 나중엔 붙잡고 매달린다고."
"그렇지……."

하며 한숨을 푸욱-- 내쉬자, 래연이 다시 웃으며 잔을 든다.

"난 말이야… 처음에 지환이랑 할 때 너무 좋아서 울었거든."
"어? 진짜?"
"응, 근데 왜 네가 얼굴이 빨개지는거야. 야, 얼굴 붉히지 마."
"미안……."
"나같은 경우엔… 오랫동안 좋아했으니까. 그런데 그 마음이, 나 혼자만 그런게
아니었다는걸 알고, 정말 미칠듯이 좋았거든. 나중에 걔랑 처음으로 할 때… 음……
키스부터 했었거든? 평소에도 몇번 키스는 했었지만 '앗, 혹시 이거…?' 하고
느낌이 오는 키스가 있잖아? 그 때가 딱 그랬어. 얘가 혹시… 하고 막 가슴이
뛰는거지. 그리고 정말로 걔가 목이랑 가슴쪽으로 혀를 내리는데……
막 기절할것 같은거야. 이게 꿈이야, 생시야? 나 정말 이지환이랑 키스하는거야, 지금?
맙소사, 꿈이면 어떡해, 하면서…… 이봐아, 웃지 말라니까?"
"미,미안… 그치만… 너무 웃겨."
"사람 진지하게 얘기하는데…… 아무튼, 들어봐. 그리고 나중에 걔가 옷을 딱, 벗는데……
아, 나 살아있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거 있지? 안 죽고 살아서, 이지환이
벗은 몸을 다 보는구나, 하면서…… 그리고 그놈이 날 뒤로 눕히는데 심장이
막 쿵쾅 쿵쾅 하는게, 들리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할 정도였어. 그리고……."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갑자기 래연의 얼굴이 빨개졌다.
    
"아무튼, 좋았어. 좋다기 보다… 좀 이상한거 있지? 신기한거."
"신기해? 뭐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랑 똑같은 마음으로 날 좋아해 준다는거 말이야.
세상에는… 아니, 우리 한국에만 해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데, 하필이면
그 중에서도 나는 그 녀석을 좋아하게 됐고, 그 녀석도 날 좋아하게 됐다는 사실이…
넌 안 신기하냐? 그런거 당연하다고 생각해?"
"그렇진 않지…."
"난 말야, 네가 처음에 상담 좀 해달라고 했을 때 무지막지하게 놀랬었다."

처음 듣는 말이다.

"학생 때 보면… 유난히 고집 쎄고, 자기 자존심만 챙기고, 그래서 솔직하게 못 노는
녀석들이 있는데, 네가 딱 그랬거든."
"심하다…."
"정말이야. 그런데 네가 갑자기 연락해서 만나자고 했잖아? 그리고 내 이야길 묻길래
아, 이녀석도 뭔가 헛소릴 하려고 불러낸 거구나 했지. 나 그때… 좀… 그런 일이
많았었거든. 신문 보고 얼굴 아는 놈들이 전화해서는 별별 소릴 다 했어."

래연은 학생 때 잠깐 연예계에서 활동했었다.
청소년 뮤지컬 극단에서 활동 하던 중에 연예계 누군가의 눈에 띄어 몇장인가
앨범도 발표했었다. 그러다 성대에 이상이 생겨 계약을 파기하고 얌전히 공부해
국립대에 진학했다. 그리고 작년쯤에 연인과 호텔로 들어가던 사진이 신문에
실리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커밍아웃' 당해버렸다.
은퇴하고 꽤 시간이 흐른 후의 일이었는데도 활동 할 당시에 워낙에 줏가가 높았던
몸인지라 한동안 많이 시달렸던 듯 하다.

진영이 처음 호윤을 '남자' 로 느끼게 되었던 그날,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바로 래연이었다.


"음… 미안."
"에? 뭐가 미안?"
"몰라."
"흐흥……."

래연이 빙글거리며 웃었다.
술에 약한 타입인지 칵테일 한 잔 만으로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아무튼, 그렇게 원리원칙만 고집하던 애가 갑자기 불쑥 남자가 애인이라고 해서
놀랬다고 해야하나… 그런데, 놀랬지만,"
"응?"
"아, 이 녀석… 정말로 그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싶었어."

확, 하고 얼굴이 붉어진다.

"부끄러워 하는거 보니까 진짜네…… 좋겠다, 신혼."
"어이, 어이… 그런 얘긴……."
"부끄러워 하지 마. 누군가를 좋아한다는게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데.
평생 사랑이란 감정을 못 느껴보고 죽는 사람도 많아.
그치만 넌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있잖아. 그리고 그 사람도 널 같은
마음으로 좋아해 주잖아. 그럼 된거야. 남은건, 둘이서 행복하게 잘 사는
것 밖에 없다고."


어떻게 들으면 굉장히 낯간지러운 말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술술 내뱉는다.
역시 연예인을 하던 놈이라 낯짝이 두껍구나, 하며 진영이 웃었다.


"그래서, 문제가 그거야? 뒤로 하고 싶은데, 잘 안된다는거?"
"반대가 아닐까… 하기 싫은데, 상대방이 자꾸 하자고 하는거."
"뭐? 그럼 하기 싫다고 딱 잘라 말해야지. 부부간에도 강간은 성립된다잖아.
저 좋자고 남 생각 안하고 덤비는 놈들은 가만 두면 안되지."
"그렇지? 그런데, 나……."
"음?"
"진심으로 저항 해 본 적이 없는거 같아."
"켁."
"입으로는 안된다, 안된다 하면서… 마음속으론 적당히 넘어 가 줄 때를 찾고
있는거 같아. 그리고 이제 됐겠지? 하면서 슬그머니 져주는 척 하는거지……."
"헤에……."
"왜 그러는지 나도 잘 모르겠어. 정말 싫다고 일언지하에 거절한 적이 없는 것
같아. 그럴거면, 차라리 솔직하게 하자고 말하면 될텐데……."

래연은 할 말을 찾고 있는 듯 했다.
혹시 뭐 이렇게 한심한 놈이 다 있냐고 속으로 욕하고 있는게 아닐까 걱정됐지만…
어쩔 수 없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기분을 말하고 싶었다. 답을 구할 수 없다하더라도
자신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한 타인의 견해라도 필요했던거다.

"말이야, 분한게 아닐까?"
"응?"
"그 사람, 너보다 어리다고 했지? 몇 살? 두 살?"
"아니, 한 살."
"직급은?"
"나랑 같아."
"그럼… 역시 분한게 아닐까?"
"……."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직급도… 뭐, 나보다 높지도 않잖아. 그런데 나는 왜
이 녀석을 좋아하는거지, 하는 그런 마음. 그런데도 어쩔 수 없단 말야.좋으니까.
그게 분한거 아냐? 거기다 그 쪽은 여자랑 경험도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게… 거짓말 같아."
"그래? 어쨌건 넌 신경쓰고 있잖아."
"그건… 뭐……."
"그러니까, 싫다고 말하는건… 네 최후의 자존심이라고 해야하나?
야, 나 싫어, 분명 싫다고 말 했지만 네가 하고 싶다고 사정하니까, 내가
져주는거야. 고맙지? 이런 기분 있잖아."
"야, 설마 그런 유치한……."
"남자는 다 애야. 얼마나 유치한 존잰데. 너도 남자잖아. 쓸데없이 자존심만 강하고,
솔직하게 좋다는 말 같은거 못하는 남자. 틀려?"


틀려……?
틀린가?

아니, 틀리지 않다.
  


래연의 말이 정확하다.
너무 정확하게 가슴에 꽂혀서, 아플 지경이다.

자존심.
그 빌어먹을 자존심.

그 아무것도 아닌 자존심 때문에 나는 호윤이가, 그 제멋대로인 녀석이
고개 숙이고 미안하단 말까지 하도록 만든거란 말이야?

그… 우습지도 않은 자존심 때문에?




"누군가를 좋아한다는건… 그런거야. 전쟁 같아. 내 감정이랑 싸우는거지.
솔직하게 말하고 싶은데, 말 못하는거. 솔직하게 행동하고 싶은데, 그렇게 못하는 거.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우린 남자니까. 쓸데없는 자존심만 강하고, '난 남잔데' 하는
되도않은 우월감에 사로잡혀서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니까."
"전쟁……."

쿠후, 하고 웃음이 흘렀다.

"래연아, 너 첫날밤의 4war 던가? 그거 알아? 네가지 전쟁?"
"네가지 전쟁? 그게 뭔데?"
"그거 있잖아. 샤워, 누워, 세워, 끼워…… 맞나?"
"에? 그거 5war 아니었어? five war 잖아."
"엉?? 하나가 더 있었어?"
"너 방금 마지막 거 빼고 말했잖아. 그러니까, 마지막이 분명히……."


































「 여보세요? 」
"안녕하십니까, 정대리님."
「 …네,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는 또 뭐야, 이 바보."
「 ……왠일이세요? 」
"언제 와?"
「 네? 」
"서울 언제 오냐고."
「 글쎄요… 내일 모레쯤? 」
"흠…… 더 빨리 올 순 없나?"
「 왜요? 무슨 일 있어요? 」
"응."
「 정말입니까? 무슨 일인데요? 」
"보고싶어서."
「 …… 」
"호윤아."
「 네…… 」
"보고싶다. 빨리 와라."
「 아, 저… 진영씨? 술 마셨어요? 」
"야, 넌 지금 내가 술 주정하는걸로 들리냐? 이 녀석 이거 진짜 무례하네…."
「 아니 그게… 저…… 」
"호윤아."
「 네… 」
"빨리 와. 보고 싶어."
「 …… 」
"보고 싶어. 오늘 네가 방석에 붙여 놓고 간 포스트 잇 보고, 울 뻔 했다."
「 에, 정말요? 」
"응. 정말. 그러니까, 빨리 와."
「 네…… 」
"빨리 와."
「 네 」
"빨리, 응?"
「 알았어요. 빨리 갈게요. 빨리 갈게요, 진영씨 」
"응… 빨리 와… 빨리…… 빨리……."




끊어진 수화기를 들고 한참을 서 있었다.
거실 벽에 걸린 시계는 새벽 두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저, 진영씨…?"
"응?"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호윤이 침대위에 얌전히 드러누운 채로 묻는다.

"아, 내 친구가 가르쳐 준 거야. 이 자세가 말야, 페니스가 단단해야 되는 자세거덩.
동양인이 일반적으로 서양인보다 페니스가 단단하다네? 그래서 동양인들이
이 자세로 하면 특히 더 좋다나 어쨌다나…… 가만히 있어,봐, 아… 아!"

큭, 하며 진영이 몸을 떤다.

"돼,됐다…."
"안 아파요?"
"아파…."

아플거 같다.
위에서 내려꽂히는 무게가 가중되면 그만큼 더 깊이 삽입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영은 열심히 허리를 흔들었다.

"아, 아… 호,호윤아…좋아? 좋아?"
"앗… 네, 조…좋아…… 아, 진영씨… 진… 읏,"
"아아… 가,가만히 있…… 아, 아앗, 아, 앙…… 응…"

우와!!
호윤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 한 자신의 입을 잽싸게 막았다.
진영이 저렇게 비음 섞인 신음을 내뱉은 적이 있었던가?
지금까지 소리가 샐까봐 꼭꼭 입을 다물고, 이를 앙물고 버티던 사람이 아니던가.

"응, 흐으… 흐응… 아, 아아… 좋아… 아, 앙……."
"진영씨, 자,잠시만…… 웃, 으! 큿… 아, 진영… 제길!"

와락, 호윤이 몸을 일으켰다.
깜짝 놀란 진영과 하마터면 머리를 박을 뻔 한 호윤이
잽싸게 진영을 다시 뒤로 눕히고 다리를 들어 올려 자신의 어깨에 걸치게 했다.

"윽! 큿, 윽! 호, 윤…… 크으… 아!"
"미,미안… 아, 잠시만… 히,힘들어요? 진영씨, 괴로워요?"
"아… 괘,괜,찬…ㅎ ,으아, 천천히, 천천히… 제발……."

호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속도를 느슨히 했다.
위 아래로 열심히 흔들리는 사이, 호윤의 이마에서 땀이 떨어졌다.

그 땀방울이 뺨 위에 떨어지는 순간,
진영의 눈 앞에 하얀 벽이 생기더니…
소리 없이 부숴졌다.
  



















"진영씨 오늘 캡…."
"으하하! 멋졌어? 내 친구가 가르쳐준건데, 그게 그 유명한 '선녀하강' 이란다."
"……기승위 아닌가요."
"시끄럿!"

넵, 하고 입을 다문 호윤의 어깨에 입을 맞추며 진영이 말했다.

"그런데 너 말야… 그 첫날밤의 4war 말인데,"
"네? 네…."
"그거, 사실은 5war 라는거 알고 있냐?"
"… 정말요? 난 분명 4war라고 들었는데……."
"그거, 마지막에 하나가 더 있더라고. 그게 뭐게?"
"…뭔데요?"
"즐거워. 멋지지? 샤워,누워,세워,끼워 담에, 즐거워, 란다."
"즐거워……."

호윤이 쿡, 하고 웃었다.

"즐거웠어?"
"네. 정말로, 진짜. 진영씨는요?"
"나도. 너랑 해서, 너무 즐거웠어. 다른건 모르겠고, 너랑해서 즐거웠어. 정말로."
"진영씨……."


호윤이 그야말로 환희에 가득 찬 얼굴로 진영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술을 겹쳤다.
거의 다 나아가는 상처를 건드리지 않게 조심했지만, 현실적으로 무리였다.
그래서 아예, 혀 끝으로 핥았다.
신체에서 가장 얇다는 피부가 찢어진 사이로 조금 비릿한 피맛이 낫다.
그 이상,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라 호윤은 입을 다물었지만
그 상처의 맛은…… 뭐랄까, 결코 나쁘지만은 않았다.



"좋아해요."
"나도."
"너무 좋아해요."
"나도."


둘은 마주보며, 한참을 웃었다.























+++ 후일담 +++







"서,성병?"
"헤르페스 바이러스라고… 거기에 물집이 생겼어요. 일주일정도 손대지 말고 두라던데……."
"헤르페스? 헤르페스…… 어디서 많이 듣던…… 아앗! 헤르페스!!"
"무,무서운 건가요?"
"아니, 그거……."

그렇다.
헤르페스 바이러스.
일명 '포진' 이라 부르는 것.

"그거… 내 입술에 났던……."
"……?"
"미안, 그거 아마 나 때문에……."
"앗!!! 설마!!!"
"응…… 아마 그런거 같다…."
"맙소사, 그럼 그 때 그 펠…… 때문에?"
"조용히 해! 이게 부끄러운 것도 모르고!!!"
"그래서 그냥 펠…… 이라고 했잖아요. 아, 어떡해! 책임져요, 진영씨!"
"뭘 책임져!! 자기도 헤벌레 하면서 좋아해놓구선!"
"으씨… 이거 전염성 강하다고 절대 아무것도 하지 말라던데……."
"별 수 없다. 당분간 참아라."
"너,너무해요…!"
"그럼 어떡해? 아, 가까이 오지마! 옮을라!!!"
"너무해요!!!"
"그런데… 왜 입술엔 안 난거야?"
"아, 그러고 보니 왜 거기에만 난거죠?"
"역시… 청결의 문제 아닐까나…… 윽, 디러!! 역시 저리가!!!"
"뭐야, 이 사람아!!!"
















===================================================================================

퍽퍽퍽퍽!!!
땅 파고 있습니다 ㅜ.ㅜ
제 스스로 걸어 들어 갈 용기는 없고...누가 발로 뻥 차주세요...그냥 잠들랍니다 ㅡㅜ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나 사랑해 마지않는 사람이 너무 많은거 같다....;)
아무님께 드리는 생일 축하글입니다!!!
아쉽게도 선빵은 클리쉐님께 빼앗겼지만...
두번째라도 기뻐요 ㅜ^ㅜ

여기 저기서 주워들은 잡다구리한 지식을 총 동원한 글입니다;;
실제로 저 '선녀하강' 이라는 체위명칭도..아는 게이분께 직접 들었습니다;;;
그 외 이것 저것..뭐....에에...에에에에.....;;

아무님께서도 저와 같이 길고 가느다란 글을 좋아하신다기에;
최대한 길고 가느다랗게 쓸려고 했는데....너무 가느다래서 끊어질것 같....쿨럭;;

글 중에 나온 저 래연이와 지환이는...키싱유 외전에 등장한 사람들입니다;;
아, 지환이는 키싱유 안에서도 내내 나왔군요. 주인공 형이니까;;;
외전을 보신 분들은 '헛? 얘네가 드디어?' 하실지도 모르겠군요...
.......아니면, '얘네가 누꼬 -ㅁ-' 하고 머리를 긁으시려나...ㅡㅜ



좀..많이 부끄럽습니다 ㅠㅠ
제가 좋아하는 연하공은..좀 어른스럽고, 그런 타입이었는데..
호윤이는.......그냥, 뭐...바보....(.....)
진영이도 비슷....(......)
........

그래요, 저 바보 캐릭터 전문이라구요! 와하하하하핫!!!! (..........ㅡㅜ)
부디!!!!
마음껏 웃어주세요 ㅠㅠ
그냥 웃어주시면 되는 겁니다 ㅜㅜ


참, 스페셜 땡스!!
서린님!!!! 감사합니다 ;ㅁ; 으흐흐흐..서린님 덕분에 완성 된 글입니다.
제 러브러브 파워 빔을....아아, 피하지 마세요;;





그러니까..저....아무님, 생일(3/31)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훌쩍)
받아주세요...ㅠ_ㅠ (비굴비굴)



* BabyAlone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8-2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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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리    2003/06/1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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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리    2003/06/10   1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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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2003/04/2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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