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공개방입니다. 비회원들도 보실 수 있습니다.

 59   1/  4   0
Category (59)  시도오 유즈미 (20)  미즈키 마토 (11)  후지키 사쿠야 (16)  츠지 키리나 (12) 
BabyAlone
유우히 & 아츠시 시리즈 1. 목소리를 들려 줘 (하)

[번역/시리즈]



                       목소리를 들려 줘 (6)

                    - 夕日&篤志 시리즈  1 -


                                              
                                        원작 : 츠지 키리나
                                                  junko@penpen.ne.jp
                                                
                                        번역 : BabyAlone
                                                  babyalone@orgio.net
                                                  babyalone@freechal.com




이 소설과 그에 이어지는 부수자료의 권리는
원작자인 츠지 키리나 상과 번역자인 BabyAlone에게 있습니다.

원작자와 번역자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불펌은
절대 허락할 수 없음을 먼저 밝혀 둡니다.






6. 목소리를 들려 줘 (상)






 
그 날 난 언제나처럼 지각하는 일 없이 시간 전에 거기 도착했다.
녀석은 그래도 역시 먼저 와 있고,똑같이 벽에 기대 서 있었다.
내가 천천히 다가가자 잠시 의외인 듯 눈을 뜨고,
그리고, 복잡한 표정으로 날 맞이했다.

눈동자가 뭔가를 얘기하고 싶어하고 있다.
곤혹한 듯, 난처한 듯, 여러 감정이 섞인 눈길.
그러나 변함없이 입술은 굳게 다물린 채,
단 한번 뭔가를 말을 꺼내려 얇게 열렸지만 이내 다시 닫혔다.

내가 옆에서 침묵한 채 서 있으려니
녀석은 나직하게 <가자>고만 중얼거리고 옆을 지나 걷기 시작했다.
난 그 뒤를 걸으면서 멍하니 생각했다.

그 날 어떻게 그는 나 따위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리고 어떻게 해서 난 녀석을 따라갔던 것일까.

처음 여길 이런 식으로 걸었던 때,그 뒤에 기다리고 있을 걸 생각하고
불안과 기대로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막연하게 고통스런 미래를 예감하고 난 두려워 하고 있었다.

틀림없이 그 때 난 마음 속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한번이라도 이 녀석과 살을 맞댄다면 분명 녀석에게서 떠날 수 없다,
이 녀석을 사랑해 버릴 거란 사실을.
아니, 어쩌면 그 때 이미 녀석에게 사로잡혀 있던 걸지도 모른다.

그래도 난 녀석에게 안기는 걸 선택했다.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괴로운 건 분명 전부 자신의 책임이다.
녀석이 나쁜 것이 아니다. 그를 책망하면 안돼. 전부 내 탓…….

" 어이……? "

핫 하고 정신이 들자 녀석이 바이크 옆에서 의아한 듯 날 보고 있다.
난 허둥거리며 가까이 가, 그 손에서 헬멧을 받아 쥐었다.

( 처음엔 이걸 쓰는 것조차 두려웠었지. )

그런 걸 생각하며 헬멧을 쓰고 그의 뒤에 탔다.
손을 허리에 대고 강하게 매달린다.
2인승도 이제 완전히 익숙해진 것이다.
그에 맞춰서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몸을 쓰러뜨린다.
우리들은 하나가 되어 바람 속을 달린다.
난 저 맨션을 향할 때의 이 시간이 좋았다.
왠지 행복한 기분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돌아가는 길은 싫었다.
언제건 앗 하는 사이 역에 도착해 슬픈 기분으로 바이크에서 내렸던 것이다.
그리고 항상 불안했었다.
<이제 끝내자> 그런 말이 녀석의 입에서 들려오는 건 아닐까,
두렵고 괴로웠다.

녀석의 등에서 그런 걸 생각하고 있는 사이, 우리들은 맨션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는 사이, 문득 생각했다.
그러고 보면 결국 이 맨션의 저 방은, 그가 사는 곳이었던 것일까.
언제 와도 달리 사는 사람을 만난 적은 없고,
다른 누군가가 사는 기미도 없었다.
그러나 처음 만났던 때 녀석은 저 역 앞에서 올라탔던 것이다.
그럼, 여긴 역시 그가 사는 방하곤 다른 건가.
그렇게 생각하고, 난 자조했다.

( 바보야, 이제 와서…… )

쓰디 쓴 상념이 가슴 속에 끓어 올랐다.
방에 도착하자 평소라면 녀석은 재빨리 옷을 벗기 시작했건만,
왜일까 오늘은 점퍼만을 벗어 던지고
그대로 말없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마치 뭔가를 주저하듯 꼼짝않고 날 응시하고 있다.
나는 쌀쌀하게 말했다.

" 뭐야, 빨리 해. "

그래도 녀석은 주저하고 있었다. 난처한 듯한 눈으로 날 본다.
난 녀석의 옆으로 다가가 그 어깨에 손을 걸치고 유혹하듯 물었다.

" 안해? 안을 생각 없어? "

녀석은 더욱 곤혹스런 표정을 떠올렸다.
난 작게 한숨짓고 슥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그의 진팬츠에 손을 댔다.
녀석이 놀라고 허둥대는 걸 무시하고
지퍼를 열고 그의 물건을 꺼내 입에 넣었다.
녀석이 작게 신음소리를 낸다.
날 떼어놓을려고 살짝 어깨를 눌렀지만  
내가 단단히 입에 머금고 봉사를 시작했기 때문에
단념하고 그대로 몸을 맡겼다.

나는 정성스럽게 그의 것을 애무했다.
내 입 안에서 녀석이 점점 커져 와 가득 날 충족시켰다.
목구멍 안까지 깊이 집어 넣고, 혀와 입술로 자극한다.
처음엔 어색했던 그런 행위도 이제 와선 익숙해져
숨이 막혀 눈물짓는 일도 없어졌다.

난 이 녀석을 위해 능숙해졌다.
이 녀석을 기쁘게 만들기 위해 조금이라도 가득 느끼게 해 주고 싶어서
능숙해지고 싶었다.
무엇이든 그 근원엔 이 녀석이 있다…….

꽤 오랫동안 그 행위를 계속하고 있었다.
이윽고 그의 물건이 단단하게 되어 꿈틀꿈틀하고 움직인다.
난 약간 입술을 떼고 차갑게 물었다.

" 어디서 갈래? 그러잖으면 안에서? "

녀석은 망설였지만 중얼거렸다.

" ……널, 안고 싶어. "

나는 그의 것에서 입을 떼자
녀석의 눈앞에서 교복 바지와 속옷만 벗어 던지고,
그에게 뒤를 돌린 채 네발 자세가 됐다.
그리고 얼음처럼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

" 좋아, 자. 넣어. "

난 얼굴만 비틀어 녀석에게 돌렸다.
그는 지독히 당황해서 눈썹을 찡그리고 주저하며 말했다.

" 난…… 안고 싶다고 했어. 넣고 싶다고…… 한 게 아냐. "

" 어느 쪽이건 마찬가지잖아. ……자, 빨리 넣어. "

난 눈을 감고 높이 그곳을 내밀었다.
부끄러운 모습이다. 분명 굉장히 천박하고 음란한 모습일 것이 틀림없다.
게다가 이런 추태를 부리는 자신에게 심하게 혐오감을 느끼고 있으면서
나의 그곳은 녀석이 오기를 기대하고 징그럽게 꿈틀대고 있다.
나란 녀석은 정말이지 얼마나 음란한 놈일까.

녀석은 한동안 당혹해서 서 있었다.
녀석의 시선을 그곳에 느낀다. 몸이 끊어질 만치 부끄럽고 괴롭다.
그러나 동시에 얼음처럼 찬 감정이 가슴에 있어,
그것이 나를 움직이고 있었다.

이윽고 그가 슥 내게 다가왔다.
나는 기대와 고통으로 꿈틀 몸을 떨었다.
그렇지만 녀석이 한 것은 내가 생각하던 것관 전혀 달랐던 것이었다.
녀석은 내 옆에 무릎을 꿇고 살짝 손을 뻗어 내 등을 안았다.
마치 솜사탕이라도 안는 것처럼 상냥하고 상냥하게
그 가슴에 내 몸을 폭 품는다.
녀석의 음성이 귓가에 울렸다.

" 아냐…… 그렇지 않아……. "

조금 안타깝게 속삭이는 소리.

" 마찬가지가 아냐. 난, 안고 싶은 거야, 너를. "

날 끌어안은 팔이 미미하게 떨리고 있다.
팟 하고 내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의 한마디로 그 때까지 마음의 반을 지배하고 있던 찬 얼음이
흔적도 없이 녹아 간다.
녹아 넘친 것은, 녀석에 대한 절망적인 사랑이었다.

난 안고 있는 녀석의 팔을 슬쩍 떼어 놓고, 녀석 쪽을 지긋이 응시했다.
넘치는 사랑이, 눈물이 되어 넘쳐 흘렀다.

" 그럼…… 안아. "
 
난 그의 눈동자를 응시하면서 말했다.

" 침대로 가. 그리고 날 안아. 잔뜩, 잔뜩 느끼게 해 줘.
   내 안을 너로 채워 줘. "

그는 침묵하고, 날 돌아 보고, 그리고 날 이끌고 침실로 데려 갔다.
우리들은 조용히 침대에 누웠다.
그는 한동안 날 응시하고, 그리고 나서 입술을 대 왔다.
달콤한 키스. 상냥한 감촉. 아주 약간 담배 맛이 난다.
천천히 침입해 온 녀석의 혀에 난 자신의 그것을 얽어 응했다.

키스를 하면서, 그는 능숙하게 내 옷을 벗겼다.
타이를 풀고 셔츠 버튼을 솜씨있게 벗겨 간다.
T셔츠를 벗는 때만 입술을 뗐지만, 이후엔 계속 연결된 상태였다.
마치 한순간이라도 떨어지지 않겠다고 있는 것 같았다.

녀석은 날 알몸으로 만들고 이번엔 자신도 알몸이 됐다.
과연 그 때만은 몸을 뗐지만 그러나 곧바로 다시 겹쳐져
탐하듯 입술을 요구해 왔다.

몸의 중심이 징 하고 타, 몸도 마음도 뜨거워졌다.
고작 그 뿐인데, 나의 그곳은 딱딱해졌다.
그것을 알아차린 걸까, 그가 자신의 다리를 내 양 다리 사이에 끼우고,
대퇴부로 부드럽게 자극해 왔다.
난 눈썹을 찌푸리고 그 쾌감을 음미했다.

" ……응ㅡ "

왠지 모르게 답답한, 초조해 질 듯한 기분 좋음.
그러나 그것이 역으로 타오르게 만든다.
좀 더 좀 더 기분좋게 해 줘 라고,날 음란한 세계로 끌어들인다.
녀석은 내 유두에 입술을 대고 혀끝으로 상냥하게 굴렸다.
가슴에 약한 나는 몸을 비틀며 허덕거렸다.

" 아, 거기…… 안돼. "

개의치 않고 더욱 애무한다.
앞니로 가볍게 물리자 참지 못하고 교성을 지르며 몸을 젖혔다.

" 싫! 아아! "

솜씨좋게 혀끝으로 가지고 놀면서 녀석이 잔혹하게 물었다.

" 여기, 당하는 게 좋은가? "

난 휙휙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 싫어, 가슴, 싫어. 싫어…… "

" 어째서? 기분 좋잖아? "

" 싫어……. 너무 좋아서 이상해져 버려. 안돼. "

" 이상한 녀석이야. 그렇게 느끼고 있는 주제에. "

" 하지만…… 느끼지만, 안되는 걸. 기분…… 나빠질 것 같아…… "

내가 응석부리는 소리로 불만을 말하면 녀석은 조금 이상한 듯 말했다.

" 다른 곳도 원하게 돼? "

" ……응. "

그렇게 답하자, 그는 슥 몸을 문질러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내 것에 입을 맞췄다.
나는 깜짝 놀랐다.그가 입으로 해 준 건 이제까지 한번도 없었다.
손으로 만져서 가게 한 적은 몇번이나 있지만
입으로 해 주는 애무는 처음이었다.

녀석이 완전히 날 감싼다.
탈 것 같은 뜨거운 감각에 머리 중심에서 섬광이 반짝였다.
입으로 애무받는 따위 처음. 누구에게도 그런 일을 당한 경험은 없다.
미지의 쾌감에, 난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됐다.

" 아앗, 싫어…… 하, 아아아! "

나는 격하게 몸부림쳤다.
그것은 가슴에의 자극관 정반대로 굉장히 스트레이트한 쾌감이었다.
미지근하고, 부드럽고, 마치 뱀처럼 혀가 얽혀든다.
입술이 잔혹하게 희롱한다.
영문을 모르게 되어, 나는 큰 소리를 지르며 미쳐갔다.

" 앗, 아앗, 싫어, 우왓, 아아! "

너무 극심히 느껴 버려,
쾌감을 즐기는 게 아니라 단번에 쾌락의 계단을 달려 올랐다.
창피할 만큼 완전히 도달해, 난 외쳤다.

" 앗, 가! 아아앗! "

자제 따위 할 수도 없이, 난 어이없이 폭발했다.
어쩔 도리가 없었다.
녀석의 입속에 사양없이 발해 버리고,
난 쾌감에 흔들리면서도 비참함과 미안함으로 가득해졌다.

하지만 녀석은 의외로 태연하게 그걸 받아들이곤
싫은 표정도 않고 옆으로 몸을 눕히더니
떨고 있는 날 상냥하게 안아 주었다.
그리고 눈물짓는 날, 만족스런 듯이 응시했다.
난 조심조심 입을 열었다.

" 아…… 저…… 미안. "

" 뭐가? "

녀석이 퉁명스럽게 되묻는다.

" 그러니까…… 입에, 해 버려서…… "

그는 조금 기가 막힌 듯 대꾸했다.

" 하게 하려 생각하고 했었어. 사과할 일이 아니잖아? "

" 하지만…… "

완전 주눅이 든 내게 그는 키스로 위로해 주었다.
입술에 닿자, 잠시 난 턱을 당겼다.
방금 그곳에 자신이 발한 것이 있었던 걸까 생각하면,
부조리한 주저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녀석은 그런 것까지 꿰뚫어 봤어 하고 말하듯,
격한 입맞춤이 아니라 살짝 겹치는 키스를 해 줬다.

상냥한 녀석.
그래, 난 이 녀석의 온화함을 알고 있다.
이 녀석은 어떤 때라도 무리한 짓은 하지 않았다.
언제건, 날 느끼게 해 주었다.
필요치 않는 상냥함 만을 내게 주어, 날 가득 상처입혔다…….

어떤 것을 생각해도 그리움만 격해져 간다.
좋아하고 좋아해서 어쩔 수 없어, 하지만 너무나 괴로워,
난 이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이 이상 참는 건 불가능하다.

내가 손을 뻗어 그의 것을 만지고 계속하자고 유혹하자,
녀석은 그것에 답해, 다시 애무를 시작했다.
목덜미에 부드러운 키스의 비를 내린다.
울퉁불퉁한 손가락 끝 관절부터 앞부분 안쪽으로 유두를 살짝 굴리고,
내가 몸을 떨자 거기서 떨어져 겨드랑이를 더듬었다.
느슨하고 나른해졌던 내 몸에 다시금 새로운 불꽃이 점화된다.
난 코에 걸린 소리로 졸랐다.

" 네 거…… 넣어 줘.와…… "

그는 침묵한 채 아래로 내려가더니,
내 다리를 들어올리고 뒷부분을 혀로 핥았다.
빠르게 초조해지더니, 무심코 몸이 반응한다.
막 사정한 참인데 그곳이 뜨거워졌다.

" 응……응. "

사양없이 소릴 흘리자,
녀석은 그렇다면 기다리지 않아, 하고 말하듯 격하게 다가왔다.
열심히 핥아 올리고, 날카로운 혀끝을 안까지 넣으려 한다.
난 참을 수 없어 허덕였다.

" 아, 아아, 싫어…… 느껴…… 싫어ㅡ "

그 <싫어>는 좀 더 해 달라는 의미의 <싫어>이다.
녀석은 당연 그걸 알아차리고 있어 더욱 강하게 넣어 왔다.
난 이제 자제할 수 없어 신음하며 탄원했다.

" 싫어, 이제…… 안돼, 빨리, 와. 응……아아ㅡ "

그는 일단 몸을 물리더니 반신을 일으켜
내 다리를 팔에 안고 높이 들어올렸다.
그리고 젖어 있는 그곳에 자신의 물건을 밀어, 단숨에 깊숙히 삽입해 왔다.

" 앗! "

나는 엉겁결에 비명을 올렸다.
그가 당황해서 움직임을 멈추고 걱정스러운 듯 속삭였다.

" 아파? "

난 눈썹을 찌푸린 채 고개를 흔들었다.

" 아니……, 굉장, 히…… 느껴……. "

말로 할 수 없었다.
그가 침입한 순간부터 믿어지지 않을 만큼 좋아서,
그저 침묵하고 들어가는 것만으로 소리가 새어나올 것처럼 느껴 버린다.
난 그의 팔을 꽉 잡았다.

" 해……,줘.좀 더. 응ㅡ "

그는 부탁받은 대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천천히 조용하게,
약간 몸이 익숙해진 것을 알고, 빨리 강하게 다가온다.
지나친 쾌감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을 만치 느껴서,
난 격하게 흔들렸다.
입술에서 교성과 오열이 끊임없이 흘러 넘친다.

한번 도달했던 절정은 바로는 오지 않아,
그 만큼 난 가득 쾌락에 빠져 몸도 마음도 계속 흥분했다.
그 사이 드물게 그의 쪽이 항복했는지,
녀석은 내 귓가에 입술을 대고 쉰 소리로 속삭였다.

" 어이, 이제…… 가도 돼? "

난 몽롱한 의식 한가운데 답했다.

" 응…… 나, 도…… 가ㅡ "

녀석은 안심한 듯 한층 더 강하게 찔러 왔다. 격하게 내 안을 어지럽힌다.
난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어져, 비명처럼 외쳤다.

" 아앗, 싫어, 가 버릴 거야! 아아앗! 우왓! "

그 순간, 몸 안에 뜨거운 것이 퍼져가는 걸 느꼈다.
녀석이다.녀석이 내 안에 소중한 것을 발한다.
나는 저릴 것 같은 열락을 느끼고 거의 동시에 최후를 맞이했다.

" 크읏! "

고통에 가까운 쾌감이 습격해 와, 난 녀석에게 매달렸다.
그도 다시 강하게 내 몸을 끌어안았다.
우리들은 말없이 얼싸안고 쾌락의 여운에 몸을 담궜다.

그것은 행복한 시간이었달 수 있을 것이다.
몇번이나 이 녀석과 살을 맞댔지만,
오늘만큼 달콤하게 느꼈던 적은 없었다.
난 마치 연인처럼 그에 응석부리고, 그도 마찬가지로 연인처럼 날 안았다.
마치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처럼 하나가 됐다.
그걸로…… 만족해야 하는 거다. 분명…….

이윽고 조용하게 파도가 지나갔지만, 녀석은 계속 날 안아 주었다.
날씬하지만 탄탄한 몸. 단단한 근육이 붙은 팔.
여기저기에 남아 있는 멍자국은 역시 레이스에서 얻은 것일까?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어렸다.
그것을 손등으로 문질러 닦자, 녀석이 눈치채고 날 응시했다.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침대 위, 녀석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전에ㅡ "

녀석이 똑바로 마주 응시한다.
그 눈동자를 응시하며, 나는 천천히 말했다.

" 전에, 너, 물었었지? 이제 그만 두고 싶냐고. 그거…… 지금 대답할게. "

녀석은 잠시 이상한 듯한 표정을 떠올리곤
자신도 반신을 일으켜 나와 마주 봤다.
나는 될 수 있는 한 평정을 유지하며 노력하며 말했다.

" 이제 이걸로 마지막이야. 이제 난 여기 오지 않아.
   역에도 가지 않아. 이제 너완 만나지 않아. "

녀석의 얼굴에 경악의 빛이 떠올랐다.
크게 눈을 뜨고 삼킬 듯 날 응시하고 있다.
난 일순 숨을 멈췄지만 분명히 말했다.

" 여기까지야. 이제 난, 너에게 안기고 싶지 않아. "

녀석은 한번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잠깐 망연한 모습으로 날 응시하고 있었지만,
이윽고 그 눈동자에 조금 단념하는 듯 쓸쓸한 색이 머문다.
그는 눈을 가늘게 하고,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 유우히…… "

두근, 하고 가슴이 울렸다.나는 눈썹을 찌푸리고 얼굴을 돌렸다.

" 이름…… 부르지 마. "

달콤한 목소리에 현혹될 것 같았다.
이렇게 이별을 고한 때 그런 식으로 불리면 한번 정한 마음이 흔들린다.
더욱 가슴이 아파온다.
평소엔 아무 것도 말하지 않는 주제에, 이런 때만 이름을 부른다.
그런 건 교활해. 교활해, 바보…….

난 자신을 억제하지 못해 울음을 터뜨리기 전, 여길 떠나고 싶어서
침대에서 내려 와 옷을 입기 시작했다.
녀석은 말없이 날 지켜보고 있었다.
무거운 침묵이 있었다.
언제나 아무 것도 얘기하지 않는 우리들이었지만
그 때의 침묵은 다른 의미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제 새삼스레 어떤 말도 필요없다는, 슬픈 정적.

내가 타이를 매고 있으려니 녀석도 일어서서 옷을 입기 시작했다.
난 마지막으로 보는 그의 몸을 응시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 그 때 같이 있던 거, 그녀지? "

녀석은 내게서 얼굴을 돌리고, 팟 눈썹을 찡그렸다.
NO라고도 YES라고도 하지 않았다. 그저 굳은 표정으로 노려 본다.
난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

" 귀여운 애던데, 그 애. 너희들 굉장히 어울렸어.
   그렇게 근사한 그녀, 배신하는 게 아냐. "

녀석은 슥 얼굴을 돌리곤, 한마디도 답하지 않고 옷을 입었다.
전혀 본 적 없는 굳은 표정이다.마치 뭔가에 화내고 있는 듯한.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단 건, 답할 수 없단 뜻일 테지.

우리들은 옷을 다 입고 방을 뒤로 했다.
아마도 두번 다시 올 일이 없는 이 장소.
그리워할 만큼 달콤한 추억은 아니지만
분명 평생 내 기억 속에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언제까지고 씁쓸한 상념과 더불어 남아 있을 것이다.

녀석이 내민 헬멧을 받아 여느 때처럼 역까지 갔다.
항상 그 길은 슬플 만치 짧아서,
난 그 뒤 이별을 불안한 기분으로 맞이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이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안녕을 고한 건 내 쪽이고, 그도 침묵으로 받아들였다.
우리들은 정말 오늘로 끝나는 것이다.

역 주차장 한 모퉁이에서,
난 바이크에서 내려 헬멧을 벗어 그에게 건네주었다.
녀석은 조용히 그것을 받았다.

" 안녕. "

내가 그렇게 말하자 녀석은 꼼짝않고 날 응시하고 있었지만
역시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았다.
약간 쓸쓸한 듯한 눈동자를 하고 그리고 이내 내리깔았다.

나는 등을 돌린 채 걷기 시작했다.
그대로 돌아보지 않고 떠날 생각이였다.
등 뒤에서 바이크의 엔진 소리가 울리고 있다.
분명 이제 금새 한층 더 높게 울리고,
녀석은 오일이 타는 냄새를 남긴 채 달려가 버릴 테지.

이제 여기까지. 두번 다시 만나지 않는다.
이제 녀석의 일 따위 잊어 줄 것이다.

그대로 침묵한 채 사라질 작정이었다.
아무 것도 할 말 따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깨끗이 헤어질 수 있을 만큼 난 어른이 아니고,
마음은 전혀 포기할 수 없어,
괴로운 감정이 가슴 속에서부터 끓어올라 왔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생각하는 만큼, 어쩔 수 없이 힘들다, 괴롭다…….
몸 안이 잡아찢길 것처럼 아프다.
참고 있던 있던 눈물이 넘쳐, 난 휙 몸을 돌리고 비명처럼 외쳤다.

" 어째서? 어째서야? 어째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지? 
   안녕 정돈 말하란 말야, 바보 자식아ㅡ! "

녀석은 망연해서 나를 본다.
그 얼굴을 보자 이제 멈출 수가 없어서
마음껏 가슴에 숨겼던 대사를 녀석에게 부딪쳐 갔다.

" 넌 내게 필요없는 상냥함만 주고 정말 필요한 건 뭣 하나 주지 않았어.
   한번도 마음을 보여 주지 않았어. 이제 싫어, 이런 건!
   이름도 모르는 남자 따위, 사랑할 수 없다구!
   이제 질색이야! 참을 수 없어, 이 이상! "

눈물과 함께 흘러넘친 말은 뒤에서, 뒤에서, 흘러 나왔다.

" 뭣 땜에 나 따윌 안았지? 어째서 그런 짓을 해 왔지? 교활해, 교활해!
   넌 아무 말도 하지 않잖아! 아무 것도 가르쳐 주지 않잖아!
   목소리를 들려 줘! 안녕 정돈, 내게 들려 달란 말이야! "

단숨에 전부 털어놓고, 난 거칠게 숨을 쉬었다.
가슴이 쾅쾅 파열될 것처럼 크게 울리고 있다.

녀석은 놀라 소리없이 아연하게 날 응시하고 있었다.
난 발길을 돌리고 역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이제 아무 것도 내 귀엔 들어오지 않았다.



                                                                                                    계속.



[2001/06/06] bist 너ㅡㅡㅡ너무나 재미있다..

[2001/06/06] bist 사랑스러운 유우짱,, 힘내, 응원할께에,

[2001/06/06] bist 그나저나, 굉장한 흡인력을 갖고 있는 문체다,,  

[2001/06/06] bist 작가의 역량인가요? 아니면 베뷔어론님의 번역실력?

[2001/06/06] bist 일어를 잘하는 사람은 제게있어 신과 동격입니다,

[2001/06/06] bist 아,, 부러~워라,

[2001/06/06] green 아아...갑자기 빨간통파우더의 선전문구가 생각이 나요...

[2001/06/06] green 예쁜 여자가 되고 싶었어, 정말.....

[2001/06/06] green 저는 여기의 유우짱과 같이 귀여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정말...헤헤~~

[2001/06/06] 예쁜혀니 정말 눈물나게 징하네요. 벌써부터 2부가 궁금합니다. ㅜ.ㅜ

[2001/06/07] 김화영 흑...눈물날려해....2부가 빨리 나와야할텐데....

[2001/06/17] 모냐 헉!!!!!!!!볼수록 뭔가....흡입력있는............

[2001/07/16] 몬토 너무 멋져요~~~!!! >.<

[2001/08/17] heas 정말 사랑 스러운 유우짱






[번역/시리즈]



                       목소리를 들려 줘 (7)

                    - 夕日&篤志 시리즈  1 -


                                              
                                        원작 : 츠지 키리나
                                               junko@penpen.ne.jp
                                                
                                        번역 : BabyAlone
                                               babyalone@orgio.net
                                               babyalone@freechal.com




이 소설과 그에 이어지는 부수자료의 권리는
원작자인 츠지 키리나 상과 번역자인 BabyAlone에게 있습니다.

원작자와 번역자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불펌은
절대 허락할 수 없음을 먼저 밝혀 둡니다.






6. 목소리를 들려 줘 (하)






그 날 수업 마지막 종이 맑고 깨끗하게 울려 퍼졌다.
학생들은 일제히 돌아갈 준비를 시작하고,
교실은 번잡하게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여기저기서 즐거운 웃음 소리가 높아졌다.

나는 멍하니 기계적으로 손을 움직여 준비하고 있었다.
요즘, 왠지 항상 나른했다.
어떤 것을 대하든, 조금도 할 기분이 일어나지 않는다.
항상 힘이 빠질 듯한 느낌과 뭔가가 부족한 기분에
정신이 들면 한숨만 쉬고 있다.

이유는 알고 있다.
그러나 알고 있다 해도 어쩔 도리가 없다.
내게 가능한 건,
조금이라도 녀석에 대한 걸 생각지 않도록 하여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당연한 기적에 기대하고
그저 매일을 보내는 것 뿐이었다.

녀석과 헤어지고 나서 벌써 2주 정도 흘렀다.
그래도 회복하는 건 아득하고 하물며 잊는 것 따위 가능할 리도 없어,
변함없이 내 머릿속은 녀석에 관한 일로 가득했다.

이제 사랑할 수 없다고 한 자신의 말은 완전 거짓말이었다.
뭣 하나 알지 못하고도 나는 녀석을 사랑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조금도 희미해지지 않았다.

자신이 선택한 결말을 후회하고 있는 게 아니다.
그런 식으로 교제를 계속하는 건 정말 이제 한계였다.
그러나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 결심한 마음에
녀석은 몇번이고 몇번이고 다시 살아난다.
만나고 싶다고 마음이 쑤셔오고, 안기고 싶다고 몸이 갈망한다.
어쩔 수 없이 원해 버린다.

( 바보……. 연락처 하나 모르는데. )

그렇다, 난 녀석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전화번호도 주소도, 어디 학생인지 뭣 하나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만나고 싶다고 해도
단 하나의 접점을 끊어버린 이상 방법은 없다.

후우, 하고 큰 한숨을 쉬고 도구를 채운 가방을 갖고 일어나자
그 때까지 다른 녀석들과 담소하고 있던 사토루가
그들에게 이별을 알리고 뛰어왔다.

" 저, 유우히. 나 오늘 클럽 없어.
   그러니까 돌아갈 때 게임 센터 들렀다 가지 않을래? "

사토루는 온화하게 미소짓고 나를 유혹했다.
사토루는 내 모습이 이상한 걸 확실히 눈치채고 있다.
그저 짝사랑으로 번민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아주 힘든 결말을 맞이했다는 것까지 헤아리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뭐, 그런 추태를 부려 버렸으니 이제 와서 명랑한 척 해도 소용없겠지.
거기다 사토루 상대론 그럴 필요도 없다.
사토루는 내 친구이고 누구보다 날 소중하게 생각해 주는 녀석이니까.
난 입술에 무리하게 웃음을 그리며 대답했다.

" 응.…… 하지만, 별로 게임할 기분이 아냐. "

" 바보, 그러니까 해야지.
   쓸데없는 걸 생각할 틈이 없을 만큼 뭐라도 열중하면
   조금은 편안해지겠지? 게임 센터 가서 맘껏 놀고 오자구. 엉? "

사토루다운 위로 방법이었다.
난 조금 고민했지만 그 온화함에 끌려 생각을 고쳐 먹고
조그맣게 끄덕였다.

" 그렇겠다. ……갈까, 게임 센터. "

사토루는 기쁜 듯이 웃었다.

" 오오,둘이서 저번에 했던 거 계속하자구.
   오늘은 절대 지지 않을 테니까. "

그는 어디까지나 즐거운 듯 이야기했다.
마치 내가 풀이 죽었단 따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처럼.
우리들은 나란히 교사를 나와 운동장 옆, 긴 가로수 길을 걸었다.
그 사이에 죽 그는 혼자 여러가질 계속해서 말하고 있었다.

사토루는 알고 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 애상(愛想)으로 대화조차 불가능할 만큼 힘들어 하고 있단 걸.
그래서 일방적으로 지껄이며 내게 입을 열 틈을 주지 않고 있다.
정말로 그다운 방식이다. 솜털처럼 상냥하게 상처를 감싸 준다.

이렇게 많은 말로 위로해 주는 녀석도 있는가 하면
침묵의 나이프로 날 도려내는 것도 있다.
난 사랑해선 안될 상대를 사랑해 버린 걸지도 모른다.

굵은 은행나무 사이에 있는 길을 통과해,
벽돌로 만들어진, 오래된 정문을 향해 간다.
그렇지만 그 문을 지나 한걸음 길로 나섰을 때,
난 눈에 들어 온 광경에 경악하고 무심결에 그 장소에 발을 멈춰 버렸다.

하교 중인 학생들이 잔뜩 걷고 있는 큰 길.
감색 스포츠 백을 손에 든 푸른 블레이저 코트의 무리 속에
오직 하나 도드라진 새까만 가죽 점퍼. 해진 청바지.
그리고 빨강과 검정으로 물들인, 날씬한 유선형의 차체.
거기엔, 멈춘 바이크에 몸을 걸치고 선 녀석이 있었다.

녀석은 긴 머리카락을 바람에 나부끼며
잽싸게 날 알아차리고, 그리고 지긋이 응시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그의 출현에 나는 망연해서 일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어떻게 그가 거기 있는 건지, 뭘 하러 온 건지,
그런 쓸데없는 의문은 한참 뒤에서야 떠올랐던 것이다.
그 때 내 가슴에 끓어오른 생각은 단지 하나.
녀석과 다시 한번 만났다는, 떨릴 듯한 즐거움이었다.

오랫만에 보는 녀석의 얼굴.
아름답게 정돈된, 하지만 강한 인상의 얼굴.
날카롭게 간 나이프 끝처럼 만지면 상처입어 버릴 것 같을 만큼
번쩍, 하고 빛나 아름답고 어쩔 수 없을 만큼 사람을 매혹시킨다.
눈시울이 훅 하고 뜨거워졌다.

주위 학생들이 그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녀석의 모습에
반짝반짝 호기심에 찬 시선을 보내고 있다.
타교 학생이 방문하는 것도 드물 건만, 하물며
바이크에 탄 녀석의 모습은 정말이지 시선을 끌었다.

게다 저 무뚝뚝한 생김새에 날카로운 눈매.
마치 싸움이라도 걸러 왔다 해도 납득해 버릴 듯한 느낌이
아연해 있는 내 한심한 모습과 딱 들어 맞는다.

다들 무슨 일일까 하고 흥미어린 시선으로 보고 있다.
녀석은 소리도 없이 내내 서 있는 날 꼼짝않고 응시하면서
낮은 소리로 말했다.

" 타. "

그 소리에 겨우 난 지금의 사태를 파악하고,
그리고 재차 놀라움의 감정을 되살려 냈다.
어째서 그는 이런 장소에 있는 걸까.
그야 녀석은 내 학교를 알고 있으니,
여기에 바이크를 멈추고 나오는 날 기다리고 있단 건 신기한 게 아니다.
하지만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 
우리들은 그 때 확실히 헤어졌고, 그도 그것을 받아들였다.
녀석은 마지막까지 아무 것도 이야기하지 않고,
안녕조차 말하지 않고 날 보냈다.
그걸 이제 와서 새삼스레 뭐라고 할 거냐.
어째서 날 기다린다든지 하는 거야.

나는 주저했다.
왜냐하면 이제 다시는 이 녀석관 관계하지 않을 거라 결정했고
잊으려고 결심했다.
그런데 다시 유혹에 져서 살을 맞대면 분명 헤어질 수 없게 되 버릴 거다.
그리고 다시금 저 수렁과 같은 괴로운 만남으로 하나하나 상처입을 거다.
그게 견딜 수 없어서 끝낸 거니까 이제 그를 따라가면 안된다.
꺾이거나 하면 안되건만.
하지만 녀석은 날카로운 눈으로 똑바로 날 응시하고 다시 한번 말했다.

" 타, 유우히. "

가슴이 두근, 하고 울렸다.
단호한 음성, 예스 노를 말할 수 없는 강한 어조에
저항할 의사를 빼앗겨 버린다.
뭣보다 그가 입 밖에 낸 내 이름에 지금까지 없는 울림을 느꼈다.
마치 화살처럼 스트레이트하게 내 마음에 꽂힌다.

그렇다,
나는 그 때 처음으로 녀석에게 진짜 음성으로 불렸다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천천히 한걸음 내딛었다.
옆에 있던 사토루가 어깨를 잡아 붙들었다.

" 유우히. "

나는 조용하게 고개를 돌리곤, 희미하게 웃음을 돌려 줬다.

" 미안. 게임 센터는 나중에. "

사토루는 불안한 듯한 눈동자로 응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난 그런 그를 남겨 두고 똑바로 녀석 쪽으로 걸어갔다.

녀석 앞까지 가서 서자, 녀석은 갖고 있던 헬멧을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 여느 때처럼 쓰고 녀석 뒤에 올라탔다.
이제 다시는 타는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던 그의 바이크 뒷좌석에.

우리들은 주위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그 장소에 남기고 출발했다.
바람이 우리의 주위를 감싸 지나간다.
언제나와 다른 길, 언제나 다른 코스를 녀석은 익숙한 운전으로 달렸다.

난 녀석의 등에 붙어 교복을 입은 가슴으로 그의 몸을 통과해 전해져 오는
바이크의 진동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내 마음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그저 슬픈 것도 힘든 것도 아닌, 여러 감정이 섞인 고통.
가슴이 긁힌 듯한 안타까움.
헬멧 속에서 난 눈물이 한줄기 뺨을 흘러 떨어지는 걸 느꼈다.

녀석은 바이크를 달려서 나를 다시 그 맨션까지 데려갔다.
몇번이나 녀석과 몸을 겹쳤던 그 방에 나는 다시 녀석과 둘이 있다.
어이없이 부서진 이별에 대한 결의.
그토록 번민하고 괴로워했는데도 결국은 다시 여기에 돌아오고 마는 걸까
생각해도 별 수 없어, 난 꾹 입을 다물고 침묵한 채 침실로 향했다.

한숨과 동시에 침대로 몸을 내리고, 옷을 벗기 위해 넥타이에 손을 댔다.
그 때, 거기에 녀석의 손이 겹쳐져, 그것을 저지당했다.
내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눈 앞에 녀석이 있어 날카로운 눈동자로 꼼짝않고 날 응시하고 있었다.

녀석은 천천히 몸을 굽히고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 눈동자가 내 시선과 동일한 높이에 있어, 똑바로 내게 향하고 있었다.
내가 당혹함을 숨기지 못하고 시선을 돌려주자,
녀석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나는, 말이 없다는 소릴 자주 들어. "

조용한, 그러나 또렷한 음성이었다.

" 누구에 대해서건, 자신이 말을 건 일은 거의 없어.
   이따금 말을 해도 ,필요 최소한 밖엔 하지 않아.
   그리고…… 때때로 필요한 것조차 잊어버려. "

그는 바로 정면에서 날 응시한 채, 낮고 억양없는 소리로 이야기했다.

" 너는 내가 아무 것도 얘기하지 않는다고 화를 냈어. 그대로일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너에게 무슨 말을 하면 좋은 건지 몰랐어.
   넌 아무 것도 묻지 않았고 나와 이야기하려고도 하지 않았지.
   그러니까 아무 것도 말할 수가 없었어.
   지금도 나는 몰라. 나는 어떻게 해야 되지? 말해 줘.
   네가 묻는 거라면 뭐든 대답할게. "

녀석은 단호히 그렇게 말했다.
나는 지독하게 당혹했다.
처음으로 듣는 녀석의 마음이다. 그것도 생각지도 못했던 마음.

그도 당황하고 있다고 한 건가?
내가 조금도 보이지 않는 녀석의 마음에 괴로워하고 있던 것처럼,
그도 또한 내 마음이 보이지 않는 것에 번민하고 있었던 것일까? 
우리들은 두사람 다 서로의 마음을 스쳐 지나간 것일까?

녀석은 진지한 눈으로 꼼짝않고 내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곤혹스러웠다.
머리가 돌아가질 않아 뭘 말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뭔가를 물어 줘 라는 말을 들으니,
그야 묻고 싶었던 건 가득 있지만 갑자기 말이 되질 않는다.
대체 난 계속 이 녀석은 나와 이야기 따위 할 마음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아무 것도 물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새삼스레 곧바로 말 따위 찾을 수가 없다.

그래도, 지금은 이 녀석이 진지하게 대화를 원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나와 마음을 연결하고 싶어하고 있다.나는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 저……, 여기, 네 집? "

그렇게 말하고, 난 자신의 어리석음에 어지간히 기가 막혔다.
어째서 첫 질문이 이런 아무래도 상관없을 일이란 말인가? 
정말로 듣고 싶은 중요한 건, 그 밖에도 산더미처럼 있건만.
그렇지만 녀석은 기가 막혀 하지도, 묘한 표정을 짓지도 않고,
성실하게 답해 주었다.

" 여기는 형이 빌린 방이야.
   지금 해외 부임을 나갔고 관리와 청소를 조건으로 내게 키를 맡겼어.
   우리 집은 조금 멀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을 땐 가끔 여기서 자. "

녀석은 그렇게 말하고 나서, 조금 쑥스러운 듯 눈을 내리깔고 덧붙였다.

" 여기…… 누군가 데려 온 건, 네가 처음이야.
   타인을 집에 들이는 건 좋아하지 않아서…… "

그런 얼굴을 보인 녀석도 처음이었다.
확실히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무표정하고 무뚝뚝한 표정 속에 은밀하게 숨어 있는 녀석의 마음.
지독히도 서투르고 숫기없고, 하지만 확실히 지금 그것이 보인다.
어떻게 난 그런 녀석을 계속 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일까?

" 어째서…… 어째서 나한테 그런 짓을 했지?
   언제나…… 하는 짓이야, 치한……? "

내가 그렇게 묻자, 녀석은 발끈한 것처럼 입을 내밀었다.

" 바보같은 소리 마.누가 하냐, 그런 짓. "

" 그럼 왜 나한테? "

그는 약간 주저하는 기색이었지만,
그래도 곧장 숨기지 않고 말하기 시작했다.

" 너, 봄부터 그 전차에 탔었지? "

" 응. "

" 첨엔 아무 것도 신경쓰지 않았어.
   그것이 어느 날, 이상한 아저씨가 널 만지는게 눈에 띄었고,
   그리고 나서 왠지 신경쓰여서 보니, 너, 늘상 치한에게 당하고 있었다.
   시작은 바보같은 녀석이구나 정도로 생각했었어.
   왜냐하면 너,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차량,
   게다가 같은 두번째 문 근처에 서잖아?
   그런 건 노려 줘 라는 거 같아서 자업자득이라 생각했었어. "

나는 들으면서 무심결에 얼굴이 빨개졌다.
그랬었던가.
확실히 난 매일 아침 정해진 장소에 서 있다.
언제나처럼 해야만 왠지 안심이 되어 그렇게 했던 거지만,
그것이 치한을 허용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었던가.

" 네가 싫어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나한텐 상관없는 거고,
   내가 참견할 수도 없어서, 그래서 시작은 무시했었어.
   하지만 역시 너는 항상 치한에게 당하고 있었고,
   그걸 볼 때마다 왠지 점점 화가 났다. "

" 화가……? "

" 아아. 어째서 이 자식, 가만히 만지게 하는 거냐,
   왜 한대 날리지 않는 거냐, 당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냐 하고. "

녀석은 내뱉듯이 그렇게 말했다.난 무심코 변명 비슷하게 반론했다.

" 그런! 그럴 리 없잖아? 나도 의사표시는 하고 있어.
   발로 찬다던지 손을 때린다든지. 그래도 끊이지 않는 거라구. "

" 알고 있어. 그러니까…… 내가 멋대로 화를 낸 거지. "

녀석은 약간 입을 뾰족하게 하고, 휙 고개를 돌렸다.
왠지 마치 아이가 토라진 듯한 느낌이다.
내가 곤혹해 있자니,
녀석은 잠시 당혹해 하면서도 눈을 돌린 채 이야기를 계속했다.

" 게다가 하고 있는 놈들에게도 화가 났다…….
   누구도 건드리지 마, 이 녀석을 건드리지 마, 라고……생각했다.
   스스로도 어째서 이렇게 거슬리는지 이상해서 어쩔 수 없었고
   쓸데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만…… 어쩔 수 없었어.
   열받고, 화가 치밀어……, 그 날 정신이 드니 네 옆에 서 있었다. "

그는 참회라도 하는 것처럼 당당하게 말을 계속했다.

" 처음엔 건드릴 생각 따위 없었다. 치한이 오면 한대 갈겨 주자 생각했어.
   한데…… 바보처럼ㅡ 네 옆에 서니까, 내가 같은 짓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기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었어. 게다… 너도 멈추지 않았고. "

그런 말을 듣자, 난 귀까지 빨개졌다.

확실히 난 저항하지 않았다.
녀석의 아름다운 얼굴에 매료되고, 날카로운 눈동자에 마음이 사로잡혀
나는 그에게 몸을 허용했다.
다른 치한 놈들관 달리, 그 손을 그 권유를 받아들였다.
난 자신이 바래서 그렇게 됐다는 걸 다시금 뼈저리게 느끼고,
수치심으로 몸이 움츠러들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문득 그 날 처음 녀석이 접촉해 왔던 때의 일이 머릿속에 다시 살아나,
확 하고 몸이 뜨거워졌다.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불안과 기대가 뒤섞인 불가사의한 감정.
하지만 결코 싫지 않았다.확실히 난 그 때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생각도 하지 못했던 녀석의 고백과 자신의 마음에 당혹해서,
난 말을 잃고 입을 다물었다.
붉게 물든 뺨을 감추려 고개를 숙이고 있자,
녀석이 곤란한 듯한 말투로 중얼거렸다.

" 화났구나, 아직. "

" 에? "

난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녀석은 무뚝뚝한 얼굴을 더욱 거북하게 일그러뜨리고
날 꼼짝않고 응시하면서 말했다.

" 너, 계속 싫어하고 있었어.
   안으면 그 나름대로 반응했지만 그 외엔…… 계속 날 피하고.
   그러니까, 정말은…… "

녀석은 일단 말을 끊고 눈동자에 쓸쓸한 듯한 색을 떠올린 채,
안타까운 듯 눈을 내리깔았다.

" 정말은…… 바로 그만두는 게 당연했어.
   무리하게 맞대서 미안하다 생각해. "

" 자, 잠깐 기다려. "

난 생각도 못한 녀석의 사죄의 말을 듣고, 허둥대며 말을 가로막았다.

" 기다려. 너, 계속 내가 싫은데도 여기 왔다고 생각했었어? "

녀석은 망연한 표정을 떠올리곤, 퉁명스레 대답했다.

" 그렇잖아? 너, 언제나 울 듯한 표정을 했었고. "

난 아연해서 그를 응시했다.

왜? 왜 그런 식으로 생각할까? 
그야, 난 항상 울고 싶은 기분으로 녀석과 만났지만,
그것은 그와 있는 게 싫은 건 아니고,
오히려 반대로 같이 있고 싶지만 마음이 보이지 않고,
뭔가를 바라는 것도 허용되지 않아, 그래서 괴로왔을 따름이다.
피한 건 녀석 쪽이다.등을 돌린 건 녀석 쪽이 아니었던가?

내가 말없이 응시하고 있으려니, 녀석도 다시 침묵한 채 날 봤다.
날카로운 눈동자.무뚝뚝하고 무표정한 얼굴.
항상 내 앞에 있는 녀석은 마음 속에 그런 걸 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

나는 천천히 손을 뻗어, 슬쩍 그 뺨에 댔다.
녀석은 조금 놀랐던 것처럼 눈을 크게 뜨고,
그리고 바로 그 손 위에 자신의 손을 겹쳐 왔다.
아무 것도 이야기를 나누려 하지 않았던 우리들.

이름조차 가르쳐 주지 않고, 항상 말이 없던 녀석.
뭘 말하면 좋을지 모르고 내 마음을 몰라 난처해 하던 녀석.
그리고 아무 것도 물으려 하지 않았던 나.
차갑게 거부당하는 게 두렵고, 녀석의 마음을 아는 게 두려워,
멋대로 번민하고 풀이 죽어 있던 나.

그런가.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건 나 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녀석에게도 내 목소리는 도달하지 않았었다.
우리들은 둘 다 들리지 않는 소리에 몸부림치고 있었던 것이었어.
등을 돌린 채 갈구하고 있던 것이었다, 서로의 마음을.

난 그를 응시하면서 꺼져 들어갈 듯한 소리로 속삭였다.

" 싫지…… 않았어. "

녀석의 눈에 미미하게 놀라움의 빛이 켜진다.
그것을 똑바로 보면서 난 떨리는 소리로 말을 이었다.

" 싫은 녀석이 사는 곳에, 이렇게 몇번이나 오지 않아.
   무리하게 안기러 올 만큼, 나ㅡ 한심한 놈 아니야.
   나…… 나는 언제나…… "

내 눈에서 눈물이 한방울 넘쳐 떨어졌다.

" ……언제나 가슴이 찢어질 만큼 널 만나고 싶었고,
   네 곁에 있고 싶었고, 네게…… 안기고 싶었어.
   나는, 피하고 있는 건 네 쪽이라고, 죽 생각하고 있었어. "

" 유우히…… "

" 몸만 요구되는 게 괴로웠어.마음도 없는데 안기는 게 참을 수 없어서…
   그러니까, 이제 그만 두자고, 그렇게 생각하고, 헤어졌던 거야.
   하지만 계속 만나고 싶어서, 널 만나고 싶어서, 나는…… 나…… "

말하자, 방울방울 눈물이 넘쳤다.
가슴이 뜨거워진다.참고 있던 상념이 단번에 끌려 나온다.
계속 숨기고 있던 마음을, 녀석에게 도달하지 못했던 나의 목소리를,
입술을 떨며 중얼거렸다.

" 만나고 싶었어…… "

조용한 침묵이 있었다.
녀석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하고, 파고 들 것처럼 날 응시하고 있었다.
이윽고 양손을 뻗어 천천히 나의 몸을 끌어당겨, 그 가슴에 안았다.

날씬하지만, 확실하게 단단한 근육이 배긴 녀석의 가슴.
뺨을 누른 내 귀에 그의 고동소리가 울린다.
뜨거운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
녀석이 가늘게 중얼거렸다.

" 나도, 만나고 싶었어…… "

녀석은 날 보물처럼 살짝 안고, 내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었다.

" 이제, 포기하려고 생각했었어.
   네가 싫다면, 네가 그만 두고 싶다면, 이제 두번 다시 만나지 않겠다고.
   하지만…… 안돼. 자제할 수가 없었어. 나는…… "

녀석은 날 안은 팔에 꽉 힘을 넣은 채, 낮은 음성으로, 분명하게 말했다.

" 널 좋아해. "

난 녀석의 가슴 한가운데서, 일순 호흡도 심장박동도 정지시켰다.
시간도 정지했다.

그건, 무슨 말이었을까.
불길처럼 뜨거운 힘으로 내 마음을 깊숙이 꿰뚫는다.

( 뭐라고…… 한 거지? 지금…… )

바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만은 내게 있어선 의외라고 할 수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분명, 그 무엇보다 내가 열망하고 있던 것이다.
바라고 바래서 견딜 수 없던 말.

장식없는 단 한마디로,
그 때까지 날 괴롭히던 모든 것이 녹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전신이 뜨거워지고, 머릿 속이 새하얗게 됐다.

절대 들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조각조차도 기대하지 않았던 그런 말이다.
그것을 녀석의 입으로 듣다니. 녀석의 음성으로 듣다니.
마치…… 꿈만 같아.
이것은 정말 있는 일일까?
정말 너는 거기에 있어, 날 좋아하다고 말해 주는 거야?

난 확인하듯 녀석의 몸에 안겼다.
조심스럽게 등에 손을 돌리고, 주저하며 힘을 넣는다.
팔에 돌아오는 녀석의 몸의 감촉이 그것은 현실이라고 답해 주었다.
그런 날, 그도 꽉 마주 안아 주었다.
눈시울이 뜨겁게 타 올라, 눈동자가 눈물로 흐려진다.

정말이지, 이 녀석은 날 울리기만 한다.
괴로워서 울리고, 안고 느끼게 해서 울리고, 그리고 지금은 행복으로 울린다.
울기만 하는 나도 기가 막힐 만큼 한심하지만.
난 떨리는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 다시 한번…… 들려 줘. "

내 요구에 녀석은 주저없이 말했다.

" 좋아해, 유우히. "

가슴이 저릴 만큼 기뻤다.
난 울음을 터트릴 듯한 걸 참고, 울먹이는 소리로 대답했다.

" 그녀…… 있는 주제에. 거짓말쟁이…… "

그는 허둥대며 날 가슴에서 떼자,
아플 만큼 강하게 양어깨를 잡고 초조한 얼굴로 변명했다.

" 틀려.
   녀석은…내가 존경하는 선배의 여동생으로 옛날부터 묘하게 따라다녀서,
   왠지 주위에서도 그렇게 보지만…….
   확실히 사귀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틀려.
   너완 달라. 내게 있어 특별한 건 너 뿐이니까…… "

내 심술궂은 한마디에 너무나 녀석은 동요하고 당황해 보였다.
그의 그런 모습도 처음이다. 이상해, 그러나 웃음 대신에 눈물이 넘쳤다.
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 이제 됐어. 그런 거, 아무래도 좋아…… "

난 팔을 뻗어 다시 한번 녀석의 가슴에 몸을 묻었다.
정말로 난 이제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리카라는 이름의 소녀가 녀석의 그녀이든 아니든, 그런 건 상관없다.
그는 날 만나러 와 주었다.내게 목소리를 들려 주었다.
그리고, 좋아한다 말해 주었다.그것만으로도 이제 충분.

그를 사랑하는 걸 허락받았어.
이제 혼자서 울지 않아도 되는 거지?

난 그의 가슴 속에서 그 행복을 음미했다.
지금도 조금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조금 전까지 나는 괴롭고 힘들어서 허덕이고 있었는데.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에 울고 있었는데.
그것이 이토록 훌륭한 답을 받을 수 있다니…….
역시 꿈만 같다.

문득, 내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녀석의 가슴에서 얼굴을 들자, 지긋이 눈동자를 응시하며 물었다.

" 계속 묻고 싶었던 게 있어. 가장 소중하고 가장 원하는 대답이 있어. "

" 뭔데? "

녀석은 상냥하게 반문했다.

" 네 이름, 물어 봐도 돼? "

녀석은 잠시 눈을 휘둥그레 뜨고, 뭐야, 그런 거였냐,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런 것조차 우리 사이엔 결여되어 있었던 것이다.
누구나 가장 처음으로 시작하는 한걸음을, 우리들은 내딛지 않았다.
녀석은 바로 정면에서 내 눈을 응시하고 말했다.

" 모리카와(森川). 모리카와 아츠시(森川 篤志).
   케이세이(京成) 고교 2학년. "

( 아츠시…… )

" 넌? "

녀석은 내게 그렇게 물었다. 난 조금 토라져, 매섭게 쏘아봤다.

" 알고 있는 주제에. "

그는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이제까지중 가장 상냥하게 웃어 보였다.

" 네 입으로 듣고 싶어. "

난 그런 그를 응시하면서 조용히 대답했다.

" 아이하라 유우히(相原 夕日).아사히가오카(旭が丘) 학원 1학년. "


[ 역자 사족 ]

이 부분에서 저는 작가의 작명 센스(?)에 감탄했습니다만.
의도없이 지었을 지도 모르지만 아사히(旭)는 아침입니다.
유우히(석양)은 아침 언덕 이란 학교에 다니고 있는 거죠.


다시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난 희미하게 웃음을 떠올렸다.
그러자 녀석은 기쁜 듯이 싱긋 웃었다.

" 처음으로 웃었어, 유우히. "

심장이 두근, 하고 울렸다.
그것은 나의 대사, 내가 지금 생각한 말이다.
처음으로 네 웃는 얼굴을 보았어.
너무도 시원하고 상냥한 얼굴.나에게만 보여 주었다…….

난 가슴이 뜨거워져, 그 팔 속으로 뛰어들었다.
녀석은 잠깐 놀랐지만, 이내 힘껏 안아 주었다.
난 그에게 안겨서, 조용히 속삭였다.

" 아츠시, 라…… 불러도 돼? "

" 아아. "

귓가에 녀석의 음성이 들린다.
나는 눈을 감고, 몇번이고 그 이름을 머릿 속에서 반복하고,
그리고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 아츠시…… "

돌아 온 건, 뜨겁고 강인한 포옹이었다.





그리고, 겨우 지금 우리들의 첫 걸음이 시작되었다.


  
                                                                                                끝.





그동안 감당하기 힘들 정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아마 모르는 사이에 주변 분들을 상처입히지 않았을까
내심 걱정이 됩니다. 예ㅡ 분명히 그럴 것만 같습니다.
조금 감내할 줄도 알아야겠다, 생각하는 요즈음입니다.

여기까지가 본편 라스트입니다.
조금 쉬고, 속편에 들어갑니다.



[2001/06/08] 샤인 너무 재미있었어요..읽으면서 이녀석 뭐지...싶었는데 알고보니 귀여운넘이었다는..^^;;

[2001/06/08] codmswn 정말 재밌게 읽었담니다....^^ 속편이 기다려 지는군요....^^

[2001/06/08] bist 짱! 베뷔어론님 화이링!!!!

[2001/06/09] princessmy 빨리 담편이 보고싶네여~~

[2001/06/16] 하눌 멋져요.. 담편 빨리 올려주세요. 넘 귀여운 녀석들이군요!!!

[2001/07/16] 몬토 너무너무너무너무 멋져요~~~!!!! >.< 담편은 언제?

[2001/08/08] 도윤미 전편에는 유우히가 불쌍해 울었지만 잘돼서 다행이에요 담편이 궁금하네요^^

[2001/08/17] heas 넘 재밋어요 흑 흑 ㅜ.ㅜ

가을풍차   2005/05/16

역시 몇번을 봐도 재미있네요!!

Prev
   유우히 & 아츠시 시리즈 2. 펜스 저편에 (1) [3]
BabyAlone
Next
   유우히 & 아츠시 시리즈 1. 목소리를 들려 줘 (중)
BabyAlone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Ch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