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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59)  시도오 유즈미 (20)  미즈키 마토 (11)  후지키 사쿠야 (16)  츠지 키리나 (12) 
BabyAlone
탐정 이야기 1. 탐정이야기 (6)


6

「생각보다 보통인데. 알코올중독자 아저씨네 사무소라고 들어서 얼마나 대단한 곳일까 생각했는데…….」

엷은 그린 색 욕조 틀에 잠긴 사쿠라가 중얼거린다.

뜨거운 탕에 전신을 담그자 겨우 제정신이 든 것 같다.

사무소 옆에 프라이빗 스페이스를 두고 있다. 내가 여기서 가장 맘에 들어 하는 건 섬세한 타일을 깐 고풍스런 욕실이었다. 욕조는 성인 남자가 느긋이 몸을 뻗어 잠기기에 충분한 넓이다.

예의 아저씨의 임종장소지만 지금의 나와 사쿠라에게는 상관없다.

나는 탕 속에서 사쿠라의 몸을 끌어당겼다.

상기된 피부에 살며시 손가락을 더듬는다.

「응…….」

사쿠라가 조그맣게 허덕였다.

온통 젖은 사쿠라를 내 방에 데려가서, 나는 입고 있는 걸 전부 벗어내어 어쨌든 침대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욕조에 더운물을 담고 이 욕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호텔에서처럼 사쿠라는 싫어하지 않았다. 순순히 내 팔에 몸을 맡겨온다.

「누구한테 들었지.」

「S서 형사……. 너, 우수하다며?」

엘리트 경시가 내 가슴에 안겨서 쿡쿡 웃는다.

「누구 씨의 교육이 좋았기 때문이지.」

나는 아름다운 연분홍색 가슴의 돌기를 일부러 난폭하게 쥐었다.

「앗…….」

반사적으로 벗어나려는 걸 꽉 누르고 강한 자극을 계속한다.

「앗, 아…… 류…… 싫…….」

느끼기 쉬운 몸이다. 사쿠라는 새빨갛게 되어 있다. 나는 팔 힘을 누그러뜨렸다.

「……난 널 가르친, 기억 따위, 없어.」

허덕이며 호소한다.

「마찬가지야. 고교시절 내가 너한테 얼마나 휘둘렸던가.」

정말이지 잘도 무사했다고 생각한다.

야쿠자, 살인청부업자, 어설픈 신디케이트, 이 녀석과 사귄 탓에 나는 스파이 영화의 영웅수준으로 부려졌다. 그것도 스턴트 없이. 그런 건 보통의 고교생이 경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아무리 반한 상대를 위해서 라고는 해도 나는 몇 번이나 죽을 뻔했다. 그런데도 이 자식은 언제나 키스 한번 하게 해주지 않고ㅡ 지금 생각하면 상당히 얼간이 같은 이야기다.

덕택에 이 일을 시작하고도 어떤 위험한 상태에서도 대개 벗어날  자신이 있었다.

「그에 비하면 탐정 따위 평화로운 장사지.」
「넌 우수해.」

검은 눈이 나를 들여다본다.

「그러니까 내가 기댄 거지.」

「그건 고맙군.」

「너한테 라면 내 목숨도 맡길 수 있어.」

상냥한 시선. 예전과 같은.

「사쿠라ㅡ」

끌어안고 키스를 반복한다.

이건 예전과 다르지 않다. 언제나 저 눈에 속아 넘어가는 것은.

그러나 지금 사쿠라는 내 팔 안에 있다. 결코 타인에게 약점을 보이지 않았던 녀석이 가장 약한 부분을 속속들이 드러내며.

그 때부터 7년이 지났다. 조금은 변한 것일까. 사쿠라도ㅡ 나도.

입을 맞출 때마다 응어리가 녹아간다. 그렇지 않으면ㅡ 처음부터 우리 사이에 이런 일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

손가락을 얽어매자, 사쿠라는 달콤한 소리를 지르며 순순히 반응을 돌려준다. 내 손으로 부여하는 쾌락에 취해 있는 사쿠라를 보는 건 지독히 자극적이다.

항상 쿨하고 빈틈 하나 보이지 않는 이 녀석이 이렇게 흐트러지다니 나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물론 애늙은이 같던 아이 무렵부터 꿈속에서 사쿠라를 범한 적은 셀 수 없다. 헤어져 있던 7년 동안조차 몇 번이나 꿈에 보았다.

하지만 그런 것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는 리얼한 감촉이 지금은 팔 안에 있다.

현실의 사쿠라는 꿈속보다 훨씬 아름답고 음란하다.

한계가 오기 전에 난 뜨거운 피부에 닿아 있는 손을 저지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사쿠라가 탐나서 참을 수 없지만, 욕조 안에서 받아들이게 할 생각은 없다.

아무리 몸을 연결시켜도 사쿠라는 나의 성역이나 다름없다. 모욕한다든지 울리는 건 본심이 아니었다.

조그맣게 허덕이는 몸을 안아 올리다가 나는 움직임을 멈췄다.

먼저 알아차린 건 역시 사쿠라였다.

이 자식, 대체 어떤 신경구조를 갖고 있는 건가.

아름다운 눈동자가 문을 응시했다. 저편의 기척을 더듬듯이.

「류이치, 거기 타월 아래에 내 소총이 있어. 필요하면 쏴라.」

「너, 어느 새…….」

그런 걸 가져오다니,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나는 철제선반에서 목욕가운을 꺼내서 사쿠라에게 던져주고 청바지만 몸에 걸쳤다. 쌓아올린 타월 아래서 베레타를 찾았다.

이런 걸 드는 것도 7년만이다. 맞을지 어떨지조차 자신이 없다. 안전핀을 제거하고 문손잡이에 손을 댔다.

문을 차서 열었다.

침대 옆에서 두 명의 남자가 방을 물색하고 있었다.

보라색과 블루의 화려한 색 셔츠. 한눈에 봐도 야쿠자 놈들이다.

「움직이지 마!」

나는 소총을 보이며 두 사람을 위협했다.

갑자기 소총을 들이대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아직 여드름이 남아 있는 얼굴을 한 불량배는 파랗게 굳어져 있었다.

그리 위험인물로 보이지는 않지만 조심해서 지나칠 일은 없다.

「손을 천천히 머리 뒤로 깍지 껴. 이상한 짓을 하면 가차 없이 쏘겠다. 연습부족이니까 어디 맞을지 보증은 못 한다.」

불량배는 말한 대로 손을 들었다.

그 둘의 눈이 동그래진다.

뭘 본 건지 짐작이 갔다. 내 어깨에 부드럽게 흰 손이 닿았다.

「수고했어.」

벌써 한 손으로 내 손에서 슬쩍 소총을 가져간다.

사쿠라는 총구를 바로 야쿠자의 얼굴로 향했다. 이 거리에서 목표를 놓칠 녀석이 아니다.

불량배 두 놈도 아무래도 그걸 알았을 것이다. 식은땀이 기름기도는 뺨에 맺혀 있다.

「한번밖에 묻지 않겠다. 뭘 찾으러 왔나?」

싸늘한 음성이 질문했다.

「열쇠다.」

「어, 어이.」

총구를 돌린 쪽이 시원스레 답했다. 어지간히 무서운 것 같다.

나는 야쿠자 놈들에게 조금 동정했다. 실제 가차 없는 놈이다. 이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위협으로 한발 스칠 정도는 분명 했을 것이다.

「여자가 여기에 두고 갔을 텐데.」

「후지타 사나에란 여자 말인가.」

「그렇다. 열쇠만 돌려주면 금방 나가겠어. 폐는 안 끼쳐. 그러니까 쏘지 말아 줘.」

「그럼 질문에 답해라. 어디 소속인가.」

「광인회다.」

광인회라면 분명히 최근 살해된 타니시 조장과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조다. 역시 그 여자, 야쿠자 패거리였던 건가.

갑자기 사무소 쪽에서 난입하는 발소리가 났다. 제법 많은 숫자다.

새로운 놈들인가, 자세를 취한 내 앞에 문 저편에서 갑자기 낯익은 얼굴이 나타났다.

「또 당신인가.」

일본제 콜롬보가 애교 띤 웃음을 보였다.

「광인회 동료가 여기에 몰려갔다고 들어서 말이지. 괜찮을까 하고.」

부자연스럽다, 걱정하긴. 날 야쿠자 먹이로 던져 준 주제에.

「실례하지.」

콜롬보 뒤에는 열남 신참 형사 외에 세 명이나 큰놈들이 들러붙어 왔다.

그리고 목적인 광인회를 찾음과 동시에 얼어붙었다.

사쿠라는 한눈에 불쾌하단 눈초리로 형사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간신히 권총을 되돌린 것이 그런 대로 봐준 것이었다.

터무니없이 요염한 목욕 가운 깃 언저리를 여미며 붉은 입술이 한숨을 토한다.

「이래서야 야쿠자와 다를 바 없군. 오랜만에 연인과 만나는데 S서는 꽤나 멋없는 짓을 하는 걸.」

형사들뿐 아니라 야쿠자들도 일제히 나와 사쿠라를 번갈아 봤다.

어차피 어울리지 않는다. 달과 자라, 미녀와 야수ㅡ 그야 사쿠라는 미녀는 아니지만.

하지만 괜찮은 걸까. 그런 말을 하고 직장에서 나쁜 소문이 돌아도 난 모른다.

「미나카미 경시님ㅡ」

열혈남이 사쿠라에게 응시 당하자, 눈을 희번덕거리고 있다.

이 녀석인가. 사쿠라의 정보원은.

「죄, 죄송합니다. 여기서 나쁜 짓을 하려는 걸 막으러 온 겁니다. 그……, 저희들은 광인회의 움직임을 봉쇄하려고 오늘 여기에…….」

「이 불량배들이 여기서 나쁜 짓을 하려는 걸 막으러 온 겁니다. 서 쪽으로 연행해도 괜찮겠습니까.」

횡설수설 대사 뒤를 콜롬보가 이었다. 역시 연륜.

사쿠라는 가볍게 어깨를 움츠리고 마음대로 하라며 외면했다.

중년형사가 현장을 지휘해서 부하들에게 야쿠자들을 연행시킨다. 놈들은 사쿠라의 심문에서 해방되자,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듯 형사에게 붙어 갔다.

침대 주변에 옷가지가 어질러져 있었다. 사쿠라의 옷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누구라도 구덩이를 파서 뱀을 내보내는 짓(藪をつついて蛇を出す. 즉 하지 않아도 될 쓸데없는 일을 하여 외려 재앙을 부르는 걸 의미함)은 하고 싶지 않을 테지.

그래도 콜롬보는 주변을 물색하는 걸 숨기지 않는다. 이건 이것대로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아저씨다.

「놈들, 여기서 뭘 하고 있었습니까?」

「글쎄, 열쇠를 달라고 들었지만 난 뭔 소린지.」

나도 사쿠라를 흉내 내어 어깨를 움츠렸다.

「짐작 가는 덴 없나?」

아저씨는 메모와 싸구려 볼펜을 휘두른다.

「전혀.」

진짜다. 여자에게 맡았던 건 헤로인 꾸러미뿐이었다.

「역시. 정말이지 실례했습니다. 나중에 서 쪽에서 문의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우선 오늘밤은 이 이상 방해하지 않도록 전해두죠. 그럼ㅡ」

형사는 약삭빠르게 말하더니, 정중하게 인사한 후 문을 닫고 나갔다.

나는 달려가 사무소 문의 자물쇠를 확인하고 체인 록을 이중으로 걸었다. 내일은 열쇠를 바꾸자.

개인 룸에 연결된 문에도 자물쇠를 걸자 겨우 마음이 가라앉았다.

정말, 천객만래(千客万來. 많은 손님이 끊이지 않음을 말함)란 맞는 얘기다. 봄 폭풍우는 묘한 것만 데려온다. 내겐 사쿠라 하나로 충분하거늘.

사쿠라는 창으로 어두운 비의 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조그맣게 재채기 소리가 들렸다.

「또 몸이 식은 거 아냐?」

목욕가운을 입었을 뿐의 어깨에 팔을 두른다. 등에서부터 끌어안았다.

「따뜻하게 해 줄게.」

나는 사쿠라를 안아 올려 침대로 옮겼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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