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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59)  시도오 유즈미 (20)  미즈키 마토 (11)  후지키 사쿠야 (16)  츠지 키리나 (12) 
BabyAlone
TAKE(테이크) (속)

[번역/단편]


                             STAY(스테이)

                      -  久美 x 篤 시리즈 (2) -


                                                                  
                                      원작 : 미즈키 마토(水月 眞兎)
                                             mameta@mail.netwave.or.jp
  
                                      번역 : BabyAlone
                                             babyalone@orgio.net
                                             babyalone@freechal.com





이 글을 함부로 배포하거나 작가와 역자의 허락없이,
다른 통신 혹은 인터넷 상에 퍼가지 말아 주십시오.









멋스런 오픈 카페의 테라스에서 상큼한 회색 교복을 입은 모습을 발견하고,
난 숨을 헐떡이며 달렸다.
서류가 든 브리프 케이스를 겨드랑이에 끼고
찻잔이 놓인 작은 테이블에 손을 올린다.

" 미안. 직원회의, 오래 걸려서…… "

가슴이 막혀 제대로 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어깨를 들썩이며, 몇번이고 침을 삼켰다.

" 앗짱…… "

희고 길쭉한 손가락이 냉수가 든 컵을 내민다.
단숨에 마셔 버리고서야 겨우 정신이 들었다.
올려 보는 칠흑의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치자 두근거린다.
꼼짝 못하게 만들 듯한 강한 시선에 난 이내 사로잡혔다.
새빨개져 몸을 움츠린다.

" 앉아. "

상냥한 미소를 보고, 허둥지둥 의자를 당긴다.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거의 2개월 만의 재회인 걸.
내가 학기말 시험이나 성적 평가, 연말의 잡무 등으로 애를 먹는 동안,
쿠미는 쿠미대로 기숙사에 들어갈 수속이나 입학식 준비가 겹쳐
엇갈린 채 매일이 지났고 이 녀석은 이내 기숙사에 들어가 버려,
겨우 연락을 받은 건 벌써 골든위크 직전 주말이었다.

" 돌아, 올 거지…… "

묻는 소리는 울 듯 떨려 버려서,

" 물론 돌아 가지.
   앗짱,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어디선가 약속 정해서 밖에서 만나. "

오랫만에 데이트해------ 그렇게 말하고, 쿠미는 전화 너머로 웃었다.
내 불안함을 전부 간파당한 듯 싶어 지독히 창피하고, 하지만 기뻤다.
오랫만에 만난 쿠미는
세이신(淸心)학원의 회색 블레이저 코트가 잘 어울리고,
중학의 차이나 칼라 교복보다 훨씬 어른스럽게 보여 두근거린다.

그러고 보니, 이제 곧 16세 생일이다.
선물, 뭘로 하지……------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작년 쿠미의 생일이 떠올라, 난 안색을 바꾸고 고개를 숙였다.
두사람 만의 1박여행------ 그 밤, 난 형편없게 쿠미에게 당해,
다음 날엔 숙박지인 온천 여관에서 한걸음도 나올 수 없게 돼 있었다.

" ……짱, 앗짱------ "

부르는 소리를 깨닫고, 핫 하고 시선을 든다.
쿠미 옆에 주문받으러 온 웨이터가 기이한 눈초리로 날 보고 있었다.
와아------.
팟 하고 다시금 얼굴이 뜨거워진다.

" 블렌드로 괜찮겠어? "

묻는 쿠미의 음성에 조그맣게 끄덕였다.

" 그럼, 블렌드------ "

주문을 듣고 돌아가는 웨이터의 뒷모습에 마음이 놓였다.

" 왜 그래, 멍해선------? "

예쁘게 웃는 쿠미의 얼굴에 다시금 붉어진다.

" ……하지만 네, 그 교복 모습, 아직, 눈에 안 익어서…… "

" 아아…… "

힐끗 가슴 언저리를 내려다 본 눈동자가 요염하게 빛났다.

" 어울리지. 이거…… "

자신만만한 질문에, 난 무심코 끄덕이다 또 실소를 샀다.

" 정말 앗짱은, 솔직하고 귀여워------ "

10살이나 연하인 고교 1년생에게 그렇게 말해지고 보니 자존심 상한다.
원망스레 쿠미를 올려 본 내게, 시원한 시선이 상냥하게 미소했다.

" 보고 싶었어. "

달콤한 음성이 속삭인다.
두근하고, 그리고, 갑자기 주위의 웅성거림이 신경쓰였다.
쿠미와 이러고 있는 걸 누군가에게 들키지나 않을까 조마조마하다.
우리들의 관계는 세상에선 결코 인정될 수 있을 게 아니다.
만약 누나들에게 알려진다 생각하니, 심장이 조이듯 아파온다.

" ……여기, 너무 조용하지 않아? "

조용한 음성에, 난 조그맣게 끄덕였다.

" 그럼, 커피 마시면 바로 장소 옮기자. "

올려다 본 눈에, 천천히 미소짓는 얇은 입술이 비친다.

" 실은, 이 근처에 호텔 예약해 놨어. "

날 응시하는 길게 찢어진 눈동자가 슥 하고 색을 바꿨다.
  
  





" 쿠미…… "

따라간 곳은 유명한 일류 호텔로 점잖지 못한 장소완 틀려
우선 마음이 놓였지만 이번엔 금전 쪽이 신경쓰였다.
최상층에 가까운, 스위트·룸---- 1박에 대체 얼마일까.
넓은 거실로 들어가자, 난 곤혹해선 쿠미를 응시했다.
문을 닫은 손으로 갑자기 끌어 당겨졌다.

" 쿠미! "

반사적으로 저항하는 손을 쉽게 봉쇄당해, 끌어안겼다.

" 너, 이런 곳…… "

" 맘에 안 들어? "

귓전에 대고 뜨거운 한숨이 묻는다.
그대로 목덜미에 입맞추자, 꿈틀- 하고 떨렸다.

" 아니…… 그런게 아니고,
   ……집에 돌아갈 텐데 왜 이런 곳, 예약을…… "

깨끗한 눈동자가 엷게 웃었다.

" 엄마한텐 내일 돌아간다고 말해 뒀어. "

말의 의미를 알아들을 수 없어, 난 멍하니 흰 얼굴을 응시했다.

" 그러니까, 오늘 밤은 두사람끼리야. "

" ……어째서------ "

그런 일. 모처럼 돌아왔는데.
나 뿐이 아냐. 누나 부부도 쿠미가 돌아오는 걸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데.
게다, 같은 집에 있으니 호텔 같은데 묵지 않아도 쭉 함께 있을 수 있잖아.

" 모르는군. "

쿠미는 어른스런 눈으로 조그맣게 웃었다.
뒤얽힐 듯이 해서 들어간 앞은 사치스런 베드 룸으로
선명한 블루의 침대 커버 위로 가볍게 내던져졌다.
등 아래, 차가운 실크의 감촉을 느꼈다.
쿠미의 몸이 덮쳐 온다.
그 손이 솜씨좋게 벨트를 풀렀다.

" 쿠미…… "

심장이 망가질 만큼 격한 고동을 새긴다.
미끄러져 들어 온 손 끝은 지독히 성급했다.

" 싫엇! "

순서도 아무 것도 밟지 않고 바로 더듬자, 난 비명을 올렸다.
쿡 하고 웃음소리가 귀에 와 닿았다.

" ……이런 소리, 엄마들에겐 듣게 할 수 없잖아. "

" 바보, 너, 어------ "

아프다------
등을 눌러 온 쿠미는 내 저항을 봉쇄한 채 그곳을 억지로 열려고 한다.
엄습한 아픔에 난, 입술을 깨물었다.

" 소릴 들려 줘, 앗짱. 여기라면 누구한테건 사양은 필요없어.
   나만, 들으니까. 아주 창피한 소릴 올려도 돼요. "

" 쿠밋------ "

그래서, 인가. 날 이런 식으로 안고 싶어서 여기로 데려 온 건가.
노려 본 눈을 덮어 누를 듯한 뜨거운 시선이 내려다 봤다.

" 미안해. 앗짱, 이런 걸 싫어한단 건 알지만 나, 이제 못 참겠어.
   한계------ 나중에 아주 부드럽게 할 테니까.
   그러니까 한번만, 먼저 범하게 해 줘…… "

바보……------ 갑자기,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당황해서 눈을 뗀다.
쿠미의 말의 의미를, 그 욕정의 격렬함을, 분명히 알았으므로.
그것이 나에게로 향한단 걸 자각하고, 팟 하고 피부가 달아오른다.

" 괜찮아------? "

목덜미를 달콤하게 씹으면서 물어 와, 희미하게 끄덕였다.
그런 식으로 고백받으면 싫다고 말 못한다.
뒤로 몸을 돌린 채 열려지고, 쿠미가 준비한 크림이 발린다.
차가운 감촉에, 꿈틀하고 몸이 움츠려졌다.

" 차가웠어? "

" 응…… "

" 미안. 바로, 덥혀 줄 테니까------ "

안아 올린 허리에 갑자기 꽉 눌려지자 전신이 굳어진다.
평소라면 손끝으로 내벽을 길들여 줬는데.
무서워------

" 힘, 빼------ 괜찮으니까. 앗짱을 상처입히진, 않을 테니까…… "

속삭이며, 벌써 침입을 시작하고 있다.
힘을 빼는 건 정말 무리고, 외려 움츠려 버린다.

" 앗짱…… "

이름을 부르는 쿠미의 소리는 어디까지나 상냥하다.
긴 손가락이 아랫배를 간질이듯 어루만져 나를 안는다.

" ……앗------ "

달콤한 소릴 냈다.
그 순간 허리를 써서, 쿠미가 침입해 온다.

" 앗, 아앗---…… "

등근육에 저릴 듯한 감각이 달려 나간다.
아프진 않다. 아프진 않지만 괴로울 정도의 압박에 눈물이 넘쳤다.

" 앗짱------ "

속삭이고, 목덜미에 입맞춤한다.
허리를 안아 올려, 완만하게 밀어 올린다.
빠르다------
쿠미의 페이스가 너무 빨라, 의식을 따라갈 수 없다.
평소와 전혀 다른 그 성급함에,
쿠미가 얼마나 굶주리고 있었는지 알게 돼 혼란스럽다.

" 싫어…… "

울면서, 시트를 움켜쥔다.

" ……응, 아, 아, 훗…… "

먼저 길들여진 건 몸 쪽이었다.
희미한 쾌감의 물결이 마찰된 부분에서 전신으로 퍼져 간다.
손 끝까지 떨렸다.

" 앗, 좋아…… "

허덕이고 나서, 끌어안는 팔에 매달렸다.
벌써 쿠미에 안기는데 길들여져 버린 몸은 야비할 만큼 인내심이 없다.
따뜻한 손 안에서 젖은 감촉을 머금는다.
알아차린 쿠미로부터 강하게 압박당했다.

" 싫어------ "

무의식 중, 응석부리는 소리가 입으로 샜다.

" 아직, 가면 안돼…… "

희미하게 미소를 머금은 쿠미의 음성에, 목덜미까지 수치심이 차오른다.
그것이 쓸데없는 감각을 부추긴다.
몇번 안되는 애무에도 격하게 몸부림치고 허리를 흔들게 된다.

" 아앙…… "

흐트러진 한숨과 함께 끝없이 목소리가 샌다.
쿠미가 바로 집에 돌아오지 않고 이곳을 선택한 건
당연한 듯한 기분이 든다.
나, 절대 소리를 참을 수가 없다.
기분, 너무 좋아------
2개월, 쿠미가 굶주리고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나도 계속 참았었으니까.
이 팔을 갖고 싶어 견딜 수 없었으니까.
여유를 잃고 요구해 온 건 쿠미 쪽인데,
먼저 죽는 소리를 한 건 역시 나였다.

" 쿠미…… 더는---…… 안돼…… "

" 아직이야------ "

애원은 바로 거절하고, 강하게 삽입운동을 반복한다.
뜨거워------

" 부탁이야…… 이제, 빨리…… "

꿈틀꿈틀 아랫도리가 떨린다. 조이고, 소용돌이친다.
참을 수가 없어------
날 떼어 놓은 쿠미의 손이 힘껏 허리를 안았다.

" 아아-------앗------ "

격하게 뚫려, 비명을 올렸다.
단숨에 극한까지 밀어 올려지고 발하는 쾌락 속에
일순, 의식이 사라졌다.
  
  





뺨을 닦는 뜨거운 수건의 감촉에 천천히 눈을 떴다.
걱정스런 검은 눈동자가 날 들여다 보고 있다.

" 괜찮아? 어디, 아파? "

낮게 속삭이는 음성은 내가 잘 아는 쿠미의 것으로,
아까까지 내 위에서 계속 날 달아오르게 만든 차가운 열기를 띤 소리보다
많이 가라앉아 있어 난, 조금 마음이 놓였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도, 소리를 내는 것도, 귀찮아 조그맣게 깜박인다.
일순의 해방 뒤에도, 쿠미는 날 놔주지 않았다.
한번만, 이란 말을 완전히 잊어버린 것처럼 날 계속 안아
난, 그 팔 속에서 무수한 극한을 맞이했다.
아무리 해도 부족했다. 그 만치, 쿠미의 상념은 격렬했다.
사랑받고 있단 확신만이 내게 그 광폭할 만큼의 행위를 거부시키지 못해,
몇번이고 어둠 속에서 타락해 갔다.
몸 안, 저릴 듯이 감각이 없다.

" 미안. 나, 엉망진창으로 해 버려서------ "

상냥한 손가락이 살짝 내 뺨을 어루만진다.

" 스스로도 이렇게 앗짱을 원했는지 자각지 못했어……
   2개월이나 헤어진 적은 이제껏 한번도 없었잖아.
   원랜 좀 더 냉정할 작정이었는데……
   역시 나, 앗짱이 없으면 안돼. "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곤, 갸우뚱 얼굴을 기울이고 웃는다.

" ……너, 너무해.
   내가 집을 나오려 했을 때 별별 짓을 다 해서 만류했던 주제에,
   자신은 고등학교 들어가자마자 기숙사에 들어간다 그래서……
   나, 두달간 계속 불안, 했었어. 너한테…… "

음성이 떨렸다.

" 버림받는 게 아닐까 하고------ "

솔직한 대사와 함께, 눈물이 흘러넘쳤다.
쿠미가 기숙사에 들어간다고 말을 꺼냈을 때부터 쭉 불안했다.
하지만 그걸 캐묻는 것도 불가능해 ,
하이 레벨의 명문교에 합격한 걸 그저 단순히 기뻐하는 누나들 앞에서,
다 이해하는 척을 해 왔다.

두려웠다.
쭉, 이 때를 각오하고 있었는데.
쿠미가 나 이외의 것을 선택했을 땐, 반드시 놔 줄 생각이었는데.
실제 그 때가 오니 두려워 견딜 수 없었다.
잊고 싶어 일에 열중해 봤지만, 하지만 뭣 하나 잊을 수가 없었다.
쿠미의 얼굴. 쿠미의 소리. 쿠미의 손. 쿠미의 온기------
난 아마 평생,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칠흑의 진지한 눈빛이 날 내려다 봤다.

" 멋대로야, 나. 앗짱을 놔 주고 싶지 않아. 그런 주제에,
   자신은 앗짱을 의지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이 되고 싶었어.
   아이인 채로 앗짱 곁에 있으면 역시 난 앗짱에게 지켜질 거고
   한사람 몫의 남자로 인정해 주지 않을 듯한 기분이 들어서.
   그것이, 싫었어.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누구에게라도 인정받고 누구에게서도 간섭받지 않는 존재가 되고 싶어.
   그렇게 되면 이번엔, 내가 앗짱을 지킬 테니까.
   누구도, 나와 앗짱을 비난하게 놔 두지 않을 거야.
   평생, 앗짱을 내 걸로 만들 거라고. "

아------
뜨거운 팔에 안겨 난, 겨우 쿠미의 본심을 이해했다.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불안하게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쿠미는 언제나 있는 힘을 다해 날 안아 준다.
그러니까, 두려움 따위 아무 것도 없다.
만약 언젠가 쿠미가 나 외의 뭔가를 선택할 때가 온다 해도,
결코 그 때처럼 말없이 고립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반드시 지금과 같은 눈을 하고 제대로 말해 줄 것이다.
쿠미라면 그럴 거라 믿을 수 있다.

" 미안. 내 생각만으로 멋대로 행동해 앗짱을 이토록 불안하게 만들다니.
   나, 아무 것도 몰랐어. 정말, 시시한 애야------ "

내 눈을 들여다 보며, 흰 얼굴이 아름답게 미소짓는다.

" 사랑해. 하루도 떠나 있을 수 없을 만치 나, 앗짱을 사랑하고 있어.
   매일 앗짱만 생각했어.
   지금쯤 수업하고 있을 무렵이겠지, 제대로 아침 밥 먹고 있을까,
   미나미 선생한테 또 유혹당하거나 하지 않을까…… "

이전 고백받고 쿠미와 옥신각신했던 미인 동료의 이름이 나와,
난 작게 고소(苦笑)했다.

" 이제 밖에서 만나지 않아. 학교 복도서 이따금 엇갈릴 정도야. "

" 그래? 미나미 선생만이 아냐.
   앗짱, 여자한테건 남자한테건 인기있어서 나, 정말 걱정돼. "

성실한 표정으로 그렇게 속삭여, 난 무심코 한숨쉬었다.

" 나 따위보다 네 쪽이 훨씬 인기있겠지.
   학교서 유혹하는 놈은 없나…… 하고, 세이신은 남자 학교잖아…… "

그렇다고 고백해 올 상대도 없을까--- 하고 계속하려던 내게,
쿠미는 빙긋 웃어 보였다.

" 있어. 열명째 고백받았어. "

열린 입이, 다물리질 않는다------
입학해서 아직 한달도 안 지났잖아. 벌써, 열명이라니……
게다, 상대는 전원 남자다.

" 괜찮아. 난 앗짱 외엔 관심 없다구.
   그렇게 말하고 바로 거절했으니까. "

" 어이, 쿠미. 무슨 말을 하고 거절했다고------? "

묵과할 수 없다.
쿠미는 아름답게 미소지었다.

" 그러니까, 난 앗짱을 사랑하니까
   다른 남자건 여자건 관심이 없다고------ "

" 내 이름, 말했어? "

" 숨길 필욘 없잖아. "

" 바보. 난 네 숙부, 잖아. "

난 열심히 숨기고 있는데, 이 녀석은------
부드러운 감촉이 가볍게 내 입술에 닿았다. 쪽 소리를 남기고 떨어진다.

" 괜찮잖아. 섹스하고 있다고, 말 안했으니까. "

" 그런 거, 절대 딴 사람한테 말하지 마. "

쿠미의 말에 새빨개져, 난 고함쳤다.
돌아 온 건 강렬한 시선이었다. 칠흑의 강렬한 빛이 날 겨누고 있다.

" 지금은, 말 안해. "

지금------이라니?
당황한 눈빛에 대고, 쿠미는 본 적도 없는 각박한 인상의 미소를 띄웠다.

" 언젠가 털어 놀 거야. 둘이 함께 살게 되면. "

" 뭐, 야. 그 말…… "

점점 불안해진다. 이 녀석, 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 거냐.

" 그러니까, 고등학굘 졸업하면 함께 살자고 할 거야.
   아버지랑 같이 주식으로 번 돈, 나 저금해 뒀으니까.
   맨션 정도라면 지금도 살 수 있어. 대학 다니면서 일할 거고.
   제대로 자립할 거니까. "

" 잠깐 기다려. 난, 너한테 양육당할 생각 따윈 없다구. "

쿠미는 싱긋 웃는 얼굴을 돌렸다.

" 당연하지. 집세건 식비건 각자 부담으로 족해.
   앗짱도 계속 독립하고 싶다고 했었고,
   혼자 사는 것보다 둘 쪽이 절대 경제적이라구. "

한껏 명랑하게 그렇게 말하면, 반론의 여지가 없을 듯한 기분이 든다.
아니, 휘둘리지 말자. 언제나 이 상태로 쿠미의 페이스에 말렸었다.

" 그런 게 아니고, 왜 내가 너랑 둘이서 살아야 하는 건데. "

" 사랑하니까------ "

당연한 듯, 쿠미는 대답했다.

" 어이------ "

난 말을 이을 수 없었다.
큰 손바닥이 벌거벗은 등을 끌어당겼다.

" 말했잖아. 나, 이제 앗짱 없이 살 수 없다고.
   실은 지금 바로라도 같이 살고 싶지만…… "

젖은 입술이 목덜미를 더듬는다. 강하게 깨물자, 꿈틀 떨렸다.

" 아직 애란 걸 아니까.
   나, 앗짱에게 폐 끼치기도, 괴로운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싫어.
   그러니까, 3년동안 참을 거야.
   하지만 고굘 졸업하면, 누구한테도 참견하게 만들지 않아.
   앗짱을 내 걸로 만들 테니까 각오해. "

각오------?
반문하려던 순간, 뜨거운 몸에 밀려 넘어졌다.
흐트러진 채인 시트 위에 깔려, 난 희미하게 숨을 허덕였다.

" 쿠미------? "

눈에 익은, 하지만 한층 요염함을 늘린 미모가 날 내려다 본다.

" 앗짱, 아직 자각이 부족해.
   내가 얼마나 앗짱을 좋아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
   가르쳐 줄게. 다시 한번, 처음부터…… "

속삭이며, 붉은 입술이 내려 온다.

" 오늘 밤은 아침까지 안 재울 거야------ "

방울져 떨어질 듯한 음색이 내 귓전에 속삭였다.

" 한번 뿐이라고 했잖아. 이 거짓말쟁이------ "

외침은 탐닉하는 듯 깊숙한 키스에 감춰지고ㅡ
다시 쾌감의 물결에 집어 넣으려는 팔 안에, 난 꽉 끌어안겨졌다.



                                                                 END.







[번역/단편]


                           with me(위드 미)

                      -  久美 x 篤 시리즈 (3) -


                                                                  
                                      원작 : 미즈키 마토(水月 眞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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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 : Baby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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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byalone@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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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베란다로 통하는 창으로부터 멀찍이 도쿄 만(東京 灣)이 보였다.
미처 짐을 옮기지 않은 식당은 빈 공간이 눈에 띄어, 압도될 것 같다.
난 곤혹스런 시선을 뒤에 선 쿠미에게 돌렸다.

" …여기, 집세 얼만 거야? "

어쨌든 교사의 박봉으로 감당할 만한 금액이 아닌 건,
철부지인 나로서도 한눈에 알 수 있다.

" 그냥…. "

쿠미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띄웠다.

또, 조롱할 생각인가---

고교에 들어가고부터 급격히 성장한 쿠미는 이미 내 키를 추월했고,
덧붙여 원래부터 묘하리만치 어른스럽고 침착한 성격이었기 때문에,
최근엔 어느 쪽이 연상인지 모르게 되 버렸다.

한데도 내가 상처입지 않을 수 있는 건,
쿠미가 뭣보다 날 소중히 여기고 있기 때문에…---

" 그냥 일 리 없잖아. 나, 이런 데 집센 못 낸다니까. "

발을 돌리려 한 내 팔을 강한 힘이 잡았다.
아름다운 검은 눈동자가 미묘하게 고소(苦笑)한다.

" 집세가 아냐. 샀으니까. "

쿠미의 말을 내가 이해하기까진 시간이 걸렸다.

" 샀다, 니, 너… 그런 돈, 대체 어디서…. "

" 「어스·링커」와 「더블·제타」의 수입. "

시원스레 답하자 난 다시금 할 말을 잃었다.

중학 시절부터 취미로 게임을 만들고 있던 쿠미는
고교 입학과 동시에 클래스메이트 몇사람과 유닛을 짜
본격적인 소프트 개발에 나섰다.

그것도 처음엔 동호회나 취미 모임 정도였지만
처음 만든 「어스·링커」가 대기업 게임 회사에게 팔려 브레이크하고부턴,
업계에서도 꽤 이색적인 게임·소비자로서 이름이 알려진 듯 싶다.

쿠미가 기획한 몇개의 소프트는 모두 히트 상품이 돼 있었다.
그 수입이 얼마나 큰 걸지는 상상이 어렵지 않다.
녀석은 어느 쪽이냐면 장사 솜씨가 있다.
그저 취미로 물건을 만들고 있을 따름이 아니다.
마케팅 동향을 잡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올해 대학 입학과 동시에 멀티미디어 기획 회사를 설립해,
학업과 사업을 겸하고 있다.
그 벤처 기업인 <wing>엔 이런 불황에서조차,
해외로부터 출자자가 쇄도하고 있는 것 같다.

작았던 나의 쿠미가 성장하고 성공한 것이 결코 싫은 건 아니다.
녀석은 재능이 있으니 좀 더 넓은 세계에서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만큼
하게 해 주고 싶다.
하지만---

" 앗짱…. "

무심코 고개를 숙이곤 입술을 깨문 내게 상냥한 음성이 속삭였다.
이제 나보다 훨씬 넓은 가슴에 끌리듯 안겨진다.
여느 때라면 뭣보다 기분좋은 그 자리가 지금은 지독히 비참하고 괴롭다.  
하지만 피할 수 없을 만치, 날 끌어 안는 쿠미의 힘은 강해서---

" 싫어…. "

떨리는 음성으로 호소했다.

" …나, 역시 너와 같인 살 수 없어… 난…. "

" 헤어지지 않아. "

이내 냉정한 음성이 귓전에 속삭였다.
놀라서 올려 본 날, 꼼짝 못하게 강한 시선이 붙들고 있었다.

" 약속, 했잖아. 고교 졸업하면 같이 살자고. 나, 이젠 기다릴 수 없어.
   기숙사에 있는 동안 쭉 집을 나온 걸 후회했어.
   앗짱이 날 떠나가지 않을까, 기분이 기분이 아니라서.
   이제 그런 생각하는 건 싫어. 절대 헤어지지 않아.
   앗짱은 내 거야------. "

호소하는 눈초리는 진지하고, 하지만 어릴 적 그대로 순수해서,
무모하게 날 독점하려 한다.
그런 식으로 날 원하는 건 싫지 않아.
다만…

살짝 이전처럼 농후한 쿠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준다.

" 난, 네 거야. 하지만--- "

" 감싸지는 것, 같아서 싫어? "

그 직선적인 말에 난 새빨갛게 됐다.
검은 눈동자가 조용히 웃었다.

" 말했잖아. 집세나 식비도 둘이서 반반이라고.
   그러니까, 앗짱이 걱정할 건 아무 것도 없어. "

그렇게 말하고 생긋 미소짓는 얼굴은 변함없이 천사처럼 귀여워서,
난 다시금 할 말을 잃는다.

" 하지만 지금, 네가 말했잖아. 샀다고, 집세는 없다고. "

" 그러니까, 말야. 앗짱이 나한테 집세를 내면 되잖아. "

달콤한 웃는 얼굴이 날 응시한다.
정말, 이 녀석 굉장히 예쁜 얼굴을 하고 있다.
무심결에 홀린듯이 보게 된다.

이 젊음에, 재능도 있고, 돈도 있고, 이렇게 예쁜 웃는 얼굴로 미소지으면,
어떤 미녀라도 생각대로 손에 넣을 수 있을 텐데.
어째 이 녀석은 나 따윌 선택한 걸까.

지독히 잘못된 듯한 생각이 든다.
둘 다 남자란 건 어쨌든간에 피가 연결된 숙부와 조카면서
이런 관계가 되다니.

내가 몸을 빼야 한단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난 도망칠 수조차 할 수 없다.
이 곧고 맑은 눈빛으로부터 몸을 감출 수도 없다.

조그맣게 고개를 흔든 내게 쿠미는 미묘하게 웃어 보였다.

" 어째서? "

응석부리는 듯한 음성이 묻는다.

" 그런 거… 궤변이야. 누가 봐도, 난 네…. "

비참하고 괴로워서, 눈물이 넘쳐 흐를 것 같다.
따뜻한 팔이 끌어 당겨, 입술을 내 관자놀이에 댔다.

" 울지 마. 나, 앗짱을 좋아해요. 쭉, 곁에 있고 싶어.
   낮이건 밤이건, 앗짱의 얼굴을 보고 있고 싶어. 앗짱은 그렇지 않아? "

속삭이자, 쿠미가 없었던 3년간을 생각해 냈다.
쭉 불안했던 건 분명 내 쪽이다.
네가 이제 돌아오지 않을 듯한 생각이 들어 무서웠다.
그럼에도, 버려지더라도, 난 네게 매달릴 수 없어.

" 딴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가 아니라 난, 앗짱의 마음을 듣고 싶어. "

깊은 칠흑의 눈동자가 날 응시했다.

" 날, 좋아해? 사랑해? "

끄덕이자마자, 눈물이 흘러 넘쳤다.

" 좋아, 해…. "

" 내, 곁에 있고 싶어? "

다시 한번, 끄덕였다.
천사는 생긋, 하고 극상(極上)의 웃는 얼굴로 미소짓는다.

" 그럼… "

조그맣게 중얼거린 입술을 귓가에 댄다.

" 섹스, 하고 싶어? "

달콤하게 속삭여, 난 팟 하고 빨개졌다.
두근두근 심장이 소리를 낸다.

어떡하지. 이런 때도, 쿠미가 갖고 싶어---.

쿡, 하고 장난기 어린 주홍빛 입술이 웃곤, 강한 힘으로 날 안아 올렸다.

" 쿠밋…. "

" 싫지 않잖아---. "

똑바로 들여다 봐, 무심결에 눈을 돌렸다.
체내가 뜨겁게 맥박친다.
흐트러지는 고동을 멈출 수 없다.

쿠미에게 안긴 채 옮겨졌다.
문을 연 앞엔 넓은 2인용 침대가 있었다.







매끈하니 진한 블루의 시트에 내려지자, 난 완전히 동요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곳에 침대가 있고,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눈 앞에서 쿠미는 시원스럽게 웃옷을 벗어 던지곤,
동요로 옴싹달싹 못하는 내 위로 덮쳐 온다.

" 싫…. "

목덜미에 입술을 포개, 난 달콤한 소릴 질렀다.

일요일이라곤 해도 대낮에 아직 커텐도 걸려 있지 않아,
테라스로 통하는 큰 창에서 눈부신 태양 빛이 가득 들어오고 있다.

" 쿠미…. "

당황해서 밀어내려는 손엔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고,
쓸데없는 동요는 더 강도를 더해간다.

" 굉장해. "

입술을 뗀 쿠미가 기쁜 듯 미소지었다.

" 앗짱, 굉장히 느끼고 있어… "

손을 대 온 가슴 돌기는 확실히 쿠미의 손끝의 감촉을
아플 만큼 감지하고 있고, 그것만으로도 한숨이 새어 나온다.
셔츠 버튼을 풀고 맨살에 직접 날씬한 손가락이 닿았다.

" 흐응… "

떨리는 허덕임을 내뱉고 나서, 난 입술을 깨물었다.
너무 수치스런 나머지, 숨이 꽉 막힌다.
째릴 듯이 치켜 뜬 눈에 대고, 쿠미는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 화내지 마. 한달만이야. 앗짱이 갖고 싶어서 참을 수 없었어. "

" 아무리 그래도, 이런 곳에서….  "

아직 이사도 못 끝내 놓곤.

" 집이야, 앗짱.
   소리를 참을 수 없다면 옆방에 들리지 않게 해 주면 되잖아. "

또, 얼굴을 붉히게 만든다..

" …것도 그래, 소리 참는 것도 힘들어.
   내가 얼마나 시달렸는데… 한데도, 넌… "

무심코 열심히 대꾸하고 있었다.
지독히도 사랑스런 눈빛이 날 응시한다.

" 응, 그러니까, 여기라면 맘대로 할 수 있어.
   앗짱, 얼마든지 소리내도 상관없으니까…. "

무서운 대사를 뱉어 낸 쿠미의 손이 내 벨트로 뻗어 왔다.
난 겁을 내곤 몸을 긴장시켰다.







입술을 간질이듯 가볍게 대기만 하던 감촉이, 내게 얽혀 깊게 침입해 온다.
한껏 들이 마셔지자, 무심결에 넓은 등에 손톱을 세웠다.
한달 만에 처음 하는 쿠미가 요구하는 방식은 격하고 성급해서,
끌려 들어 갈 듯한 자신이 무서워, 몸을 경직시킨다.
꾹 눈을 감고 참고 있으려니, 이내 차가운 것이 닿았다.

" 힛…. "

움츠리곤, 숨을 죽였다.
뜬 눈에 희미하게 미소짓는 상냥한 시선이 비친다.

" 미안. 차가워? "

속삭이며 긴 손가락을 넣자, 견디지 못한 소리가 흘러 나왔다.

" …앗… 아앙, 읏…. "

달콤하게 허덕이며 몸부림친다.
쿠미의 손가락은 내벽을 적시면서 정확히 내 약점을 찔러 온다.

" 앗, 싫어…. "

힘이 들어가지 않아 자연스럽게 무릎이 열리고,
자신의 난잡함에 눈물이 어린다.
유연하게 움직이는 손가락을 무의식 중에 강하게 붙들었다.

" 싫어-…. "

상기된 얼굴을 팔로 가렸다.
무서울 정도, 쿠미를 느껴 버린다.
부끄러워---.

" 앗짱, 감추지 마. 전부, 보여 줘-…. "

팔을 잡아 떼곤 얼굴을 들여다 봐, 눈을 돌렸다.
뜨거운 손바닥이 살짝 볼을 감싸, 내 시선을 파악한다.
그 칠흑의 눈빛의 강인함에 압도되어 숨을 삼켰다.

" 이런 식으로 서로 안은 적은 없었잖아.
   언제나 남의 눈을 피해 숨을 죽이고…
   앗짱이 떳떳하지 못한 기분을 느끼게 해 왔어. 미안해요…. "

" 쿠미…. "

아냐---

" 아냐. 네, 탓이 아냐. "

난 필사적으로 호소했다.

" 내가, 내가 간사하고 약해서… 널, 상처입혔어. 나쁜 건, 나야--- "

내려다 보는 눈동자가 곤란한 듯 고개를 흔들었다.

" 그런 식으로 앗짱이 자신을 책망하게 만든 건 나야.
   앗짱을 울리고, 괴롭혔어. 사실은 누구보다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었어.
   언제나 웃고 있길 바랬는데, 울려 버릴 뿐이야…. "

조용히 속삭이는 소리에 몇번이고 고개를 저어 보인다.
아냐. 난 행복했다. 네가 태어나서.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을 잃고 어머니 대신 키워 준 누나도 바쁜 탓에,
내게 있어 처음으로 안 가족의 온기는 너였어.

내 팔에 맡겨진 작디 작은 갓난아기.
작은 손가락으로 생각지 못할 만치 강하게 꾹 하고 내 손가락을 잡아 준,
그 따뜻함을 지금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어.
밤에 거의 울지도 않고 신기할 만치 손이 가지 않는 아기로,
병상에 있던 누나는 <어머니를 생각할 줄 아는 착한 아이야> 하고,
살짝 눈물을 머금고 미소지었었지.

네가 있었기 때문에 난, 고독을 잊을 수가 있었다.
그 무렵도--- 그리고, 지금, 도.
누구보다 널, 사랑하고 있어.

" 난, 널…. "

모르는 새 다시 힘을 더한 팔에 매달린다.

" …사랑해… 쿠미---. "

내려다 보는 칠흑의 눈동자가 선명히 미소지었다.
조용히, 끄덕인다.

" 나도 사랑해. 앗짱이 좋아. 나에겐 영원히 앗짱 뿐이야. "

속삭이면서 부드럽게 몸을 열었다.
쿠미의 맑은 시선에 내 모든 걸 드러낸다.

뜨거워---
괴로울 정도로 심장이 빠른 고동을 새긴다.
날 꽉 누른 쿠미도 다시 너무도 뜨거워지고 있었다.

" 좋아해. 앗짱---. "

떨리는 음성이 귓전에 속삭인다.
동시에 깊숙히 찔러 올려졌다.

" 하아, 아아아--…. "

강한 압박에 허덕이면서 넓은 등에 매달렸다.
단단하게 닫은 눈꺼풀에서 눈물이 넘쳐 흐른다.
하지만, 열리는 고통보다 채워지는 쾌감 쪽이 훨씬 강해서,
흔들리듯 완만한 움직임에 몸을 맡겼다.

" 아… 쿠미…. "

달콤한 소리가 새어 나오는 걸, 이젠 멈출 수가 없다.

" 앗짱---. "

조용히 불려, 희미하게 눈을 떴다.
눈물로 흐려진 시야에 아름다운 미소가 비친다.
상냥한 손끝이, 내 앞머리를 쓸어 올린다.

" 이제 헤어지지 않아. 평생 앗짱을 나만의 걸로 할 거야.
   누구도 방해하게 두지 않아. 누구보다 강해져, 내가 앗짱을 지킬 거니까---
   상처입히거나 하지 않아. 울리지도…. "

뜨겁게 속삭이는 소리가 이내 끊어지더니, 쿡 하는 웃음소리가 울린다.

" 하지만, 이렇게 울리는 것만은 허락해 줘. "

속삭이며, 크게 밀어 올린다.

" 아앗… 쿠미… 바보…. "

내부를 들추듯 비벼 올려, 난 비명을 질렀다.
너무 갑작스럽고 격한 자극에 급격히 북받쳐 오르는 걸 멈출 수 없다.
아랫도리를 긴장시킨 채, 쿠미의 가슴에 안겨 숨을 내쉰다.
어이없게 아랫배를 적셔 버렸다.

" …바보…. "

흐느낄 듯한 수치스러움에, 울음섞인 원망을 토했다.
들여다 보는 쿠미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

" 미안. "

얼굴을 가까이 한 채, 낮은 음성이 속삭인다.

" …그렇게 좋았어? "

질문을 받곤, 난 목덜미까지 빨개졌다.

" 바보…. "

가 버렸는데, 좋지 않을 리 없잖아---

부드러운 입술이, 옆으로 돌려진 내 목덜미를 더듬어 젖은 감촉을 남긴다.

" 그럼…. "

가볍게 입술을 갖다 댄 채, 희미한 소리를 내며 키스를 반복한다.

" 나도, 가게 해 줘…. "

오싹하리만치 농염함을 띤 음성이 속삭이곤, 강한 힘으로 허리를 끌어 올렸다.

" 앗…. "

눈을 감고, 뜨거운 쾌감에 숨을 삼킨다.
어째서 이렇게 느껴 버리는 건지 모르겠다.
아까 막 내 보낸 참인데 깊숙히 밀어 올릴 때마다, 급속히 흥분한다.

쿠미에게 안기는 게 이렇게나 기쁘다.
쿠미가, 사랑스럽다─

" 아, 쿠…. "

" 앗짱… 앗짱--- "

흐트러진 한숨이 뺨에 닿는다.
욕정에 떨리는 달콤한 소리가 날 부르고,
몸안에서부터 밀어 올리는 강한 충동에 눈앞의 어깨에 매달린다.
밀려 들어오는 진한 절정감을 꽉 붙들고 싶은 걸 자신도 알 수 있다.

" 앗, 쿠미!…. "

" 앗짱---… "

날씬한 손가락에 손을 잡혀 손가락이 얽히자마자, 절정으로 솟구친다.
동시에, 몸 안쪽에 내뿜는 열기를 느꼈다.







닿아 있는 매끈매끈한 맨살의 온기가 기분 좋아,
꾸벅꾸벅 깊히 잠들 것 같다.
귓전에 쿠미의 맥박을 느낀다. 지금은 지독히 온화해,
쿠미도 다시 안락한 졸음의 늪에 잠겨 있음을 깨닫는다.

넓은 창에서 비쳐 들어오는 햇빛은 살짝 기울기 시작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반짝반짝 눈부셔, 난 희미하게 웃음지었다.
쿠미의 팔은 아직 날 꼭 끌어안고 있고,
희미한 부끄러움과 함께 행복감이 가슴을 뜨겁게 채운다.

사랑받고 있어, 누구보다 깊이---
그걸 분명히 자각했다.

조금은, 솔직해질 수 있을 듯한 생각이 든다.
도망치는 것도 아니고, 저항하는 것도 아닌,
이 봄날 태양 빛처럼 따뜻하게 마음을 채워 갈 듯한 관계를 키워가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쿠미를 사랑했던 건 전부 무의미하게 돼 버린다.

쿠미는, 날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강해질 거라 말했지만,
나도 쿠미를 지켜 주고 싶다.
누구에게도 상처입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다.

그걸 위해 내가--- 나 따위가---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
이어진 이 손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으니,
떨어지지 않기 위해 나로서 할 수 있는 한 노력해 보자.
다만 쿠미에 맡기는 게 아니라, 이번엔 나부터 한걸음 내디디기 위하여.

그리고, 함께 살아가자.
두사람이 같은 인간이 아닌 한, 언젠가 마지막은 온다.
하지만, 난 이제 두려워 하지 않을 것이다.
도망치지도 않을 것이다.

( 사랑해--- )

가슴 속에서 기도하듯 속삭인다.

" 나도, 앗짱을 사랑해--- "

낮은 소리가 귓가에 들려 왔다.
놀라 고개를 든 날, 조용한 미소를 머금고 칠흑의 눈동자가 응시하고 있었다.

" 사랑해요…. "

다시 한번 속삭이곤, 잡은 내 손을 끌어 당긴다.

" 평생, 앗짱과 헤어지지 않아. "

엄숙한 음성으로 맹세하고, 그리고,
손등에 선명하게 주홍색 입술이 입을 포갠다.

" 쿠미--- "

똑바로 시선을 부딪혀 오는 소년의 등을 난 부드럽게 끌어 안았다.

" 사랑해--- 평생, 너 뿐이야…. "

서로 응시하고, 서로 맹세하고, 그리고,
우리들은 약속의 입맞춤을 서로 주고 받았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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